2013/06/24 23:55
지난 5월 회사를 옮기면서 중간에 잠시 쉬는 기간이 있어서 2주 정도 프랑스 파리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2009년 영국 런던 여행 이후 중간에 출장으로 터키를 간 적은 있지만 본격적인 유럽여행은 거의 4년 만 이었습니다. 예전 런던 여행기 올렸을 때처럼 파리 여행기도 여러 포스트로 나눠서 올려보려고 합니다. ^^
처음에 생각했던 곳은 파리가 아니라 베를린이었습니다. [독일 미술관을 걷다]라는 책을 무척 재미있게 읽어서 "아 이 작품들이 모두 독일에 있었군! 베를린 박물관 섬에 꼭 가보리라!"하는 마음에 비행기표랑 숙소를 알아봤지만 일정이 딱 맞는 표가 없더군요. 마지막까지 in - out을 다르게 해서라도 독일을 한 번 가보리라~ 하고 알아봤지만, 한 도시에 오래 있는게 좋겠다는 쪽으로 마음을 굳히고 파리에서 2주를 보내는 것으로 급선회 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준비는 많이 부족했고 대충 뮤지엄패스 6일권으로 시내구경을 하고 근교의 성들과 지베르니, 오베르쉬아즈 정도를 가보자~ 하는 단순한 일정만 세웠습니다.(가기전에 멀지 않다는 벨기에도 시간 되면 가야지.. 했지만 파리 이곳저곳 돌아다니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
예전 런던여행은 78만 원으로 싸게 다녀왔지만 이번에는 출발일을 얼마 남기지 않고 알아봤던 탓에 택도없는 가격이었고 에바항공의 타이베이 경유로 해서 94만 원에 비행기표를 구했습니다.(50% 아시아나 마일리지 적립. 알파벳 클래스마다 적립률이 다르더군요) 가는 여정은 대기시간이 2시간 반으로 적당했지만 오는 여정은 거의 8시간 대기라서 점이 좀 아쉽긴 했지만 더 기다리다가는 표를 못구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바로 표를 예매해서 일정을 확정했습니다.
이어서 숙소 예약. 파리의 호텔이 비싸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정말 비싸더군요. 호텔비로 제가 생각한 전체 여행예산이 나갈 수 있는 가격수준 *_* 하지만 저렴한 숙소를 구한다고 싼 곳을 알아봐도 나오는 곳은 호스텔이나 민박뿐. 런던 여행에서 경험했듯이 도미토리식의 호스텔은 이제 그만~ 하는 마음에 요즘 많이들 이용한다는 airbnb에서 숙소를 구하기로 했습니다. 아무래도 방을 하나 빌리는 것은 여러가지 면에서 불편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 물론 장점도 있겠지만 - 집을 전체 빌려주는 곳을 찾아봤습니다. 몇일 동안 고르고 골라서 시내 중심이지만 그 외에 별다른 부대시설이 없는 아파트와 시내에서 조금 멀지만 여러가지 구비된 물품이 많은 두 곳을 압축했습니다. 두군데 모두 1일 7~8만 원 정도로 괜찮은 조건이었습니다. 먼저 시내에서 조금 먼 곳에 예약 요청을 보냈는데 24시간 동안 답변이 없어서 자동 캔슬 -_-; 여행을 이틀 앞둔 터라 "헉 이러다가 숙소도 못구하고 가겠군!"하는 생각에 바로 2번째 후보에 예약 요청을 했는데 이곳에서는 OK를 받았습니다. airbnb는 처음 이용하는 것이라 주인장과 계속 메일/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약속을 정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는데(거기에다 주인장은 현재 덴마크에 있어서 친구가 대신 나온다고 해서 그래도 괜찮을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생각보다 매끄럽게 일이 진행되어 매우 만족스러운 이용경험이었습니다. 이제 숙소예약도 완료~
책은 여러가지 골라보다가 최신판이고 편집도 맘에 드는 [시크릿 파리]를 골랐고, 네이버 카페 유랑과 여러 블로그의 글을 읽으면서 가봐야 할 곳을 몇 군데 골랐습니다. 거기에 IPTV의 파리, 지베르니 관련 다큐도 몇 편 챙겨보고, [미드나잇 인 파리]도 미리 보고, 예전에 사두었던 에펠에 대한 책도 보면서 대강 여행 준비를 마무리했습니다. 얼마나 사전 준비가 부족했는지 여행자보험도 전날 저녁 가입, 환전은 공항에서 바로 했습니다.(역시나 제가 바꾸는 날 유로가 올랐어요 Orz) 이것으로 여행 준비는 완료~
05월 10일 금요일
오후 출발이라 아침 출발에 비하면 다소 느긋하게 준비를 하고 공항버스로 인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예상보다 조금 늦게 도착한 것도 있고 줄이 꽤 긴 탓에 수속 밟고 바로 라운지가서 아이스크림 하나 먹은 후 ^^ 탑승동으로 이동했습니다.
타이베이까지 이동은 에바키티였습니다. ^_^ 에바항공은 이전에 3-4번 이용했지만 키티는 처음이라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깜짝 선물 받은 기분이었어요. 비행기는 이렇게 생겼고

기내식 포크, 용기는 물론 화장실도 모두 키티, 키티, 키티~ :-)


타오위안공항은 지난번 갔을 때 공사중이었는데 이제 모두 마무리가 되었는지 매우 깔끔한 모습이었습니다. PP카드가 되는 라운지가 있어서 간단하게 먹고 편안하게 있다가 파리행 비행기를 탔습니다.

거의 빈자리가 없을 정도였는데 통로쪽이라 가끔 일어서서 걷기도 하고, 기내 영화 몇 편을 보고(타이완 비행기라 외국영화들은 대부분 영어 자막 -_-;; 영어자막+일본어대사로 [스트로베리 나이트 극장판]과 [황금을 안고 튀어라] 두 편을 봤는데 둘 다 재미있었습니다. 다만 [황금을 안고 튀어라]의 츠마부키 사토시는 제가 책 읽으면서 생각한 고다와는 너무도 달라서 영화에 적응하는데는 다소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자다 깨다 먹다 하다보니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기내식이랑 샌드위치, 맥주 등등을 먹었는데 아래는 기내식 사진~(에바항공 기내식은 상중하로 치면 중~)

05월 11일 토요일
공항에 도착해서 입국심사(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간단)를 받고 공항을 나섰습니다. 출발할 때 한 20분 정도 지체되었던 것에 비해 거의 정시 도착, 생각보다 짐도 빨리 나오고 해서 집 열쇠를 받기 위해 주인장 친구와 만나기로 한 시간을 너무 늦게 잡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얼추 계산해도 3시간 정도가 뜨더군요. ㅜㅜ 그래도 늦는 것 보다는 낫지.. 하는 생각에 짐을 찾고 표지를 따라서 루아시 버스 타는 곳으로 이동~10유로로 버스표를 사고 한 5분쯤 기다리니 버스 도착

버스를 타고 오페라까지는 약 40분 정도 걸렸습니다~

드디어 오전 9시쯤 오페라에 도착~ 와~ 하는 탄성과 함께 다른 관광객들과 함께 이곳 저곳 사진을 찍었습니다.파노라마 사진 기능은 이후에도 종종 이용했는데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았고 파리 시내를 한 번 걸어보겠다는 생각에 오페라에서 숙소인 샤틀레까지 걸어가보기로 했습니다. 태블릿에 담아간 지도 덕분에 큰 무리 없이(Locus 만드신 분은 복받으실 거에요~)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도 느꼈지만 중심부는 걸어서 돌아다녀도 될 정도로 가깝더군요.
이것도 보고

저것도 보다가

루브르 박물관을 지나


숙소인 샤틀레에 도착~ (숙소는 저 Orange 매장이 있는 건물 바로 옆~)

일단 숙소 주변을 돌아다녔는데, 걸어서 조금만 가면 퐁피두 센터와 파리 시청이 있었습니다. 아래는 생메리성당.

퐁피두 센터의 전경. 와~

아래는 시청. 첨에는 시청인지 몰랐어요 ^^

점심을 위해서 고르고 고르다 들어간 작은 식당에서 파리에서의 첫 식사를 해결하고(주인분이 영어를 잘하셔서 무리없이 주문 완료. 점심 브런치 기본 메뉴였는데 커피+주스+버섯+계란+샐러드. 인상적이었던 것은 제가 앉은 식탁이 조금 흔들리니까 따로 이야기를 하지 않았는데도 종이를 다리쪽에 넣어서 안 흔들리게 잡아주신 점이었어요. *_*)


조금 더 돌아다니다가 약속한 시간에 맞게 숙소 앞에 도착해서 기다리다보니 주인장의 친구분이 열쇠를 가지고 도착했습니다. 문여는 법(비밀번호로 정문을 열고 다시 플라스틱칩으로 중간문을 열고 하는 식)이랑 엘리베이터 사용법, 간단한 가전기구 사용법을 알려주더군요.
일단 방 모습은 아래와 같습니다. 옷이 걸린 문 안쪽에 샤워부스와 붙박이 장이 있고, 화장실이랑 부엌은 밖에 별도로 있는 구조였어요. 제가 있는 층의 양쪽에 화장실과 부엌이 각각 있었는데 양쪽에 사는 사람은 두 집 뿐이라서 - 나머지 공간은 창고 - 화장실과 부엌은 저 혼자만 사용했습니다. TV는 없고 작은 오디오, 접이식 침대, 테이블만 있었습니다. : )


짐을 풀고 샤워하고 다시 숙소 주변을 돌아다녔습니다. 첫날은 패스도 없고 어디 갈지 정하지도 않은 상황. 퐁피두 센터 근처에 있다는 브랑쿠시 아틀리에(Atelier Brancusi)가 첫 미술관이었습니다.(이곳은 무료지만 오후 2시~6시까지만 문을 열더군요. 그냥 퐁피두센터 바로 앞에 있다는 것만 알고 갔는데 두 번인가 그냥 지나쳤습니다. 나중에 보니 아래 사진처럼 광장에서 바로 보이더군요 ㅠㅠ) 아래는 사진 몇 장~ 참고로 미술관 건물은 렌조 피아노 작품.



구경을 마치고 물 하나랑 초콜릿 하나 사서 먹으면서 시내구경을 계속~

저녁 때는 아까 낮에 들렀던 퐁피두센터 앞에 있는 생메리성당의 음악회에 갔습니다. 나중에 돌아와서 안 것인데 생메리성당에서는 거의 매주 주말마다 무료 음악회를 열고 있더군요. 제가 갔던 날은 텔레만, 비발디, 모차르트 등의 합창과 실내악 연주가 있었습니다. 앵콜곡으로 귀에 익은 바흐의 [예수, 인간의 소망과 기쁨]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____^ 아래는 쉬는 시간에 찰칵~

성당에서 나와 숙소 근처의 monop에서 내일 아침에 먹을 큰 생수와 사과, 토마토를 사서 숙소로 들어갔습니다. 이렇게 파리에서의 첫날 일정을 잘 마무리했습니다.
지출내역
[한국]
- 리무진버스 15,000원
[파리]
- 루아시버스: 편도 10유로
- 점심: 15유로 + 1유로 팁
- 작은 생수: 1.4유로 (이건 에비앙 0.5리터. 아래 마트 1.5리터 생수의 4배 ㅠㅠ)
- 초콜릿: 1.14유로
- 큰 생수: 0.26유로
- 사과: 1.05유로
- 방울토마토: 1.5유로
p.s. 첫날은 걷기만해서 시내 교통비는 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