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진
2006/06/22 22:38
... 지금 내가 연기란 지 23년, 24년째 돼간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질문이 "그 장면 힘들어냐?"고 묻는 거다. 당연한 거 아닌가. 배우는 직업인데. 연기가 직업인데 힘든 게 무슨 대수인가. ...
...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후회 없이 올인하고 개봉에 대해선 잊고 겸허하게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얼마나 힘들었는지 떠들고 다닐 필요가 없는 거다. 뚜껑 열고 알맹이가 없으면 욕 먹는 건 당연하다. 작업 끝내면 조용히 고개 숙이고 있다가 관객들이 '수고했다'고 할 때 감사하다고 해야지, 우리가 먼저 나서서 떠드는 건 광대짓밖에 안 된다. 마케팅하는 사람들이 바뀌어야 한다. 큰 문제다. 그걸로 인해서 한국영화가 신뢰를 잃는다. ...
... 영화로 관객들과 소통을 해야지 왜 포장만 하려고 하나. 한국영화가 조금만 잘되면 방만하게 까불고, 조금만 안되는 것 같으면 죽는 소리 한다. 좋든 나쁘든 그 길을 끝까지 버티며 관객들에게 신뢰를 줘야 한다. 요즘 인터뷰만 하면 안 좋은 소리가 자꾸 나와서 하기 싫다. 영화 얘기 하자. ...
Like an Old Pop [비열한 거리] 천호진, 무비위크, 2006년 0621-27, NO.232
이번 호 [무비위크], [필름2.0]은 모두 천호진을 다루고 있는데 위에 내용은 [무비위크]의 인터뷰 부분 중 밑줄 그은 부분이다. 특히 "배우는 직업인데. 연기가 직업인데 힘든 게 무슨 대수인가"라는 부분은 100% 공감이다.(조금 핀트가 어긋나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아즈망가 대왕]에 유카리 선생님이 졸고 있는 학생에게 "나는 일하는데 너는 자냐?"는 대사를 말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 부분과도 어느 정도 통하는 느낌^^) 사소한 것도 뉴스나 가십이 되는게 스타겠지만 봉사활동이나 공익을 위해 100% 출연하는 것도 아니면서 입버릇처럼 "힘들어요..."하는 식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화가 난다. 그러나 이런 균형잡힌 비판을 할 수 있는 배우가 있다는 점은 다행이다. 아래는 한국영상자료원에 올라와 있는 천호진의 연기에 대한 생각
연기란 삶의 경험을 담아내는 그릇으로, 자기 삶의 다양한 체험들은 승화시킨 한 표현이며, 지나온 세월의 깊이를 반영하는 한 양식이다. 그러므로 연기란 오랜 기다림 속에서 피어나는 하나의 인동초라고 생각한다. 갑자기 뜨고 지는 아이돌 스타의 현란함보다 우직한 뚝배기 맛을 보여 줄 수 있는 경륜과 감흥을 바탕으로 끈질긴 생명력의 연기자가 될 수 있도록 모두들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천호진 만세 ^^)/
p.s. 아래는 영화홍보프로그램화된 쇼프로에 대한 [미디어 오늘]의 기사와 현황 정리. 이제 좀 자제하지.. 하는 생각이 든다.
쇼프로, 영화홍보 전용? 우리도 괴롭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