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정원 | 임상수
2007/01/07 16:00

어제 조조영화로 [오래된 정원]을 봤습니다. 마침 눈발이 날리고 있었는데 영화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나와서 신기해 했습니다. 소설을 읽지 않은 탓에 - 황석영 소설은 단편만 읽어본 기억이 나네요. 그나마도 가물가물 - 원작과의 관계는 전혀 모르겠고, [필름2.0]보니 평론가들이 하나같이 ↑ 점수를 주었던데 저는 어정쩡한 세대라서 그런지 영화만 보자면 아주 나쁘지도 그렇다고 최고도 아니고 그냥 그랬습니다.
하지만 염정아의 연기는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어찌나 이쁘게 나오면서 연기도 잘하는지... 염정아 나오는 영화는 앞으로 챙겨볼까 합니다. ^^ 상대적으로 지진희는 좀 배역이랑 겉도는 느낌이 있더군요. 최양일 감독의 [수]도 보고 싶은데 조금 걱정스럽습니다. 그리고 잠깐 나오지만 반효정의 연기 역시 인상적이었습니다. 영화보면서 반효정씨가 헬렌 미렌처럼 여왕역할 하면 정말 잘어울리겠다~는 생각을 뜬금없이 했습니다.(물론 윤여정의 연기도 좋았습니다. 빼먹을 뻔 했군요.) 또 영화와 관계는 없지만 몇 몇 장면은 정말 아름답더군요. 정종병 들고 둘이 올라가서 이야기 나누던 나무 밑 장면에서는 극장 안 사람들이 "하~"하는 탄성을 동시에 냈습니다. 눈덮인 집에서 정말 길게 줌 아웃(이게 맞는 표현인지는 잘 -.-)하는 장면도 멋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시위장면 정말 실감나더군요. 임상수 감독이 페이크 다큐 찍으면 어떨까 하는 다시 또 뜬끔없는 상상을 해봤습니다.
소설을 읽으신 분이나 저처럼 낀 세대가 아니라 양쪽 어느쪽에 속하신 세대라는 느낌이 많이 다를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는 염정아의 연기를 보는 것 만으로도 좋았습니다. *_*
p.s. 인상이 남는 장면 중 하나는 염정아가 냉장고에서 물꺼내 먹다가 앉아서 우는 장면인데, 그 장면에서 물병이 손잡이 부분이 움푹 들어간 오렌지 쥬스 유리병이더라구요. 언제부터인가 이 병이 사라졌다는 생각이 났습니다. 소품/미술팀의 노력이 빛나는 장면~
p.s. 출연장면은 거의 카메오 수준이지만 이은성 팬들에게도 추천합니다. 홍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