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우리가 몰랐던 아시아 | 아시아네트워크

flipside 2023. 5. 28. 20:18

2004/10/23 00:57

 

[책을 읽고 나서]


만화잡지를 구독하는 사람은 혹시 경험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연재로 보던 만화라도 단행본으로 묶여나오면 사게 되는 경우가 있다. [한겨레21]에 연재된 아시아 관련 특집기사들을 모아 엮은 [우리가 몰랐던 아시아]는 단편적으로 보았던 글들이 묶이면 얼마나 다른 의미를, 큰 의미를 지니고 다가올 수 있을지 보여주는 한 예다. 간디가 노동운동에 대한 보여주었던 잘 알려지지 않았던 혹독한 태도를 이야기하는 글로 시작하는 이 책은 최근에 사망한 하마스의 지도자 야신의 글로 끝을 맺는다.


하나 하나 읽고 있다보면, 제목을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인데 지금까지 우리는 가까운 아시아 보다는 유럽이나 미국에 대해서 더 알려고 노력했던 것이 사실 아닌가? 중국과 타이완, 그리고 작은 몇몇 아시아 국가가 빠져있고 일본이 다소 작은 비중을 차지한 것을 생각하면 [우리가 몰랐던 동남아시아] 정도의 제목을 달았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 하지만 좀 어색하긴 하다 ^^ - 하는 생각도 든다. 동티모르의 대통령 구스마오나 앞에서 이야기한 아흐마드 야신, 미얀마학생민주전선 지도자 니잉옹의 이야기가 후반을 장식하고 있는데 이 세 기사만 본다고 해도 가치가 충분하다. 아시아라고 검색어를 인터넷 서점에서 입력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어도 만족할 만한 책이라는 생각이다.


[서지정보]


제목 : 우리가 몰랐던 아시아
지은이 : 아시아네트워크
출판사 : 한겨레신문사
발간일 : 2003년 07월
분량 : 264쪽
값 : 9,000원


[p.s.]


- 이 책에서 내가 가장 감동적으로 읽었던 부분은 팔레스타인의 대이스라엘 투쟁의 전면에 서있는 하마스를 이끌었던 아흐마드 야신의 글이었다. 우선은 무장, 폭력, 보복 등으로만 덧붙여진 하마스와 야신에 대한 껍질을 깨주었다는 점이 다가왔지만 무엇보다 놀라고 감동적이었던 것은 그가 어릴적 부터 휠체어에 의지해왔다는 점이었다. 글에 따르면 16살때 얻은 병으로 사지가 마비되었는데 지난 3월 사망했다는 보도가 있었으니 52년 동안 휠체어에 의지해서 활동한 셈이다. 우선은 그가 교사생활을 했다는 점, 그리고 그이후 오랫동안 무장독립운동 단체인 하마스를 이끌었다는 점 하나 하나가 다 놀라움이었다. 우리나라가 가난해서 복지부문에 대한 예산을 쓸 수 없다는 것도 팔레스타인이라는 열악한 곳에서 한 휠체어에 의지한 사람이 활발하게 활동해왔다는 현실을 보면 변명처럼 들린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아흐마드 야신(1936~2004).


- 참고로 하마스는 열정이라는 뜻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