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시티 | 에릭 라슨
2005/06/04 00:48
[책을 읽고 나서]
1893년 있었던 시카고 세계 박람회의 총감독을 맡았던 대니얼 H. 번햄과 비슷한 시기에 연쇄살인마 칭호를 차지했던 H. H. 홈즈의 이야기를 엇갈리며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는 [화이트 시티]는 읽는 재미에 흠뻑 빠질 수 있는 멋진 논픽션 작품이다. 저자는 시카고라는 도시, 그리고 당시 "남북전쟁 이후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사건"이라고 불렸던 시카고 세계 박람회를 또다른 주인공으로 등장시키며 전체 내용을 재미있고 흥미진진하게 이끌고 있는데 번역이나 책의 짜임새 또한 훌륭해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다. 특히 연쇄살인을 저지르는 의사 홈즈의 이야기는 딱딱하게만 흐를 수 있는 논픽션에 또 다른 재미를 불어 넣고 있는데 이 부분도 상당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하나 지적하고 싶은 점! 도판 자료가 거의 없는 탓에 시카고 세계 박람회의 규모를 짐작하는데 어려움을 느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 책을 읽고나면 저자가 정말 자세하고 묘사하고 있는 페리스 휠[사진]을 비롯해 시카고 세계 박람회의 여러 건물[사진1], [사진2]을 보고 싶은 데 책에는 단지 2-3장의 사진과 조감도 라인드로잉 일러스트만 있어 인터넷의 힘을 빌려야 한다는 점이 무척 아쉽다.
건축이나 공학에 관심있는 사람, 연쇄살인범 이야기에 흥미를 느끼는 사람, 1900년을 전후한 시카고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만한 수작이다. 그리고 책 중간중간에 아래 나오는 것처럼 유명인[마크 트웨인,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루이스 설리번 등]과 유명사건[타이태닉호 침몰]에 대한 이야기가 잠깐씩 나오는데 이것을 읽는 것도 쏠쏠한 재미를 준다.
[기억에 남는 구절]
... 이러한 기회는 사람들을 마법으로 인도하기도 했다. 일리노이 맹아학교의 교장인 프랭크 헤이븐 홀은 점자책을 인쇄하는 장치를 처음 공개했다. 그는 예전에 점자를 타이핑할 수 있는 홀 브라유 점자타자기를 발명했으나 특허를 내지는 않았다. 이윤을 남기는 것은 맹인들에게 봉사한다는 순수한 동기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홀이 그의 최신 기계 옆에 서 있을 때 한 맹인 소녀와 그녀의 안내인이 다가왔다. 그녀가 자주 사용하는 타자기를 발명한 사람이 홀이라는 것을 안 소녀는 두 팔로 그의 목을 껴안으며 키스를 헀다. 그 후 오랫동안 홀은 그가 헬렌 켈러를 만난 이 이야기를 할 때마다 눈에 눈물이 가득 고이곤 했다. ...
[서지정보]
제목 : 화이트 시티
지은이 : 에릭 라슨 Eric Larson
옮긴이 : 양은모
원제 : The Devil In The White City (2003)
출판사 : 은행나무
발간일 : 2004년 10월
분량 : 448쪽
값 : 12,800원
[p.s.]
- 랜덤하우스의 공식사이트로 책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제공한다. 언젠가는 우리나라도 책 1권에 대해 사이트 1개가 될 것 같다. : The Devil In The White City
- 1893년 시카고 세계 박람회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제공하는 사이트로 책에 나오는 건물을 대부분 볼 수 있다 : The World's Columbian Exposition
- 첫번째 것은 원서 표지, 두번째는 독일어판 표지(멋지다!), 세번째는 홍보물.



- 오타나 표기법 오류로 의심되는 부분~
241쪽 .. 건물을 조산한 → 조사한
304쪽 .. 너대니얼 .. → 너새니얼(Nathaniel)
384쪽 .. 조지 두 모리에르 .. : [트릴비]를 썼다는 걸 보면 George du Maurier를 이야기 하는 것 같은데 프랑스 태생이므로 "조르주 뒤 모리에"로 수정해야~
433쪽 .. 트루먼 커포우트 .. : [In Cold Blood]를 썼다는 걸 보면 Truman Capote를 이야기 하는 것 같은데 "커포티"로 수정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