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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이 이루어지지 않는 일곱가지 이유 | 탁영호

flipside 2023. 5. 29. 12:23

2005/04/03 23:41

 

2002년 08월 18일 작성


- [첫사랑이 이루어지지 않는 일곱가지 이유], 탁영호, 서울문화사, 1998
- 탁영호단편집 2


거칠지만 따뜻한 인간에 대한 시선


제목은 낭만적으로 들리지만 이 작품집은 해피 엔딩을 향해 달려가는 이야기를 싣고 있지는 않다. 수록된 작품은 크게 주제에 따라 둘로 나눌 수 있는데, 표제작인 [첫사랑이 이루어지지 않는 일곱가지 이유]와 [출조], [화이트 별곡], [서울로 간 허수아비]가 남녀의 사랑과 냉정하기 짝이 었는 사회 현실에 대한 이야기 하고 있다면, [컴의 반란], [사이버에도 달은 뜨는가]는 편리함과 비인간화로 규정되는 미래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둘 다 우울한 결말이지만 다행스럽게도 작가는 그저 우리를 우울 속에 가둬놓지만은 않는다. [사이버에도 달은 뜨는가]의 마지막에 나오는 '사랑이라는 불치의 전염병을 가슴에 남겨둔채'라는 지문에서도 드러나듯 인간적인 것은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에서라도 사라지지 않는 법이라는 문을 작가는 아주 조금 열어 두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