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 | 오주석
2006/09/10 14:10
여기 저기 예전에 올렸던 글 이전 작업중. 2000년 12월 18일 작성
[책을 읽고 나서]
간혹 미술관이나 전시회에 가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안내자가 있을 경우와 없을 경우에 따라 우리가 받는 예술작품에 대한 경험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작품의 배경이나 그린 이의 생애에 대해 짧막한 설명만 들어도 작품이 좀 더 친근하게 다가오는 것은 누구에게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경험 많고 노련한 전문가가 그림 하나 하나를 세부적으로 짚어 가면서 그림의 배경이 된 시대상황과 화가의 일생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 준다면 어떨까? 거기에 멋스러운 한시나 시조 한 구절을 덧붙인다면 말이다. 오주석의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은 제목 그대로 옛 그림을 읽는 "즐거움"을 우리에게 나누어주고 있다. 우리 그림을 보는 시선의 방향부터 마음가짐에 이르기까지, 우리 그림에 대한 초보 감상자를 위해서는 이보다 적합한 책은 없을 듯 싶다. 저자의 해당 분야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이해하기 쉬운 설명, 책 뒤에 첨부된 시원스런 도판은, 다 읽고 난 독자에게 어서 2편이 나왔으면 하는 마음만 남겨놓는다.
[기억에 남는 구절]
나는 진정한 입체파의 모범은 오히려 우리의 옛 산수 그림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규모도 훨씬 크거니와 결코 자연의 사실성을 희생시키거나 파괴하여 그것을 화가의 개인 의식속에 환원 또는 침몰케 하는 극단적인 방법을 쓰지 않는다. 자연이라는 대상이 살아 있고, 그 대상에 반응하는 인간도 자연과 함께 존재하는 중용적인 시각, 그것이 옛 그림 속의 삼원법이 재현하고자 하는 경계이다. 그리하여 옛 그림 속의 산수는 보는 이로 하여금 대자연의 정기를 속속들이 추체험하게 하면서 보는 이의 마음에 크나큰 위안을 주는 것이다
[서지정보]
제목 :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
지은이 : 오주석
출판사 : 솔
발간일 : 1999년 08월
분량 : 228쪽
값 : 12,000원
p.s. 2005년에 개정판 [오주석의 옛그림 읽기의 즐거움]이 나왔네요. 참고로 저자 오주석님은 2005년 02월 백혈병으로 세상을 뜨셨습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