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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는 독서 | 사이토 미나코

flipside 2023. 5. 31. 21:58

2006/12/31 20:09

 

[책을 읽고 나서]


서평도 있고, 기사도 있지만 워낙 나오는 책이 많은지라 사실 책을 고를때면 제목이나 표지에 끌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면 놓히는 책이 많은데 [취미는 독서]의 경우도 그랬다. 책표지가 눈에 띄는 것도 아니고, "21세기 일본 베스트셀러의 6가지 유형을 분석하다"라는 부제를 들고 딱 든 생각은 그냥 일반적인 트랜드 분석서인가 보다... 하고 지나쳤다. 얼마후 readordie.net 블로그에서 해당 책에 대한 포스트를 보는데 [냉정과 열정사이]에 대한 평 - ... [오한과 발열 사이]로 제목을 바꾸면 어떨까 - 이 너무 재미있어서 읽어야 겠다고 맘을 먹었다. 역시 [냉정과 열정사이]에 대한 글부터 봤는데 소설속 주인공을 설명하는 부분부터 정말 재미있다.


... 얼마나 괜찮은 여자/괜찮은 남자일까, 하고 상상의 날개를 펴지만 별 것 아니다. 두 사람의 이름은 원작자들의 이름을 변형시킨 것으로 준세이는 진세이(저자 히토나리가 가수, 영화감독으로 활동할 때는 '진세이'라고 부른다-옮긴이)에서, 아오이는 가오리를 살짝 바꾼 것이라 한다. 이 말만 들어도 벌써 기침이 나올 것 같다. 콜록콜록. 아니, 이런 데서 어물거리다가 언제 다 읽나. 두 권이라 했지. 어서 어서 서두르자. ...


저자의 입담이 얼마나 좋은지 거의 몇시간만에 누운자리에게 그냥 다 읽고 말았다. 책은 우선 책과 베스트셀러, 독자에 대한 개괄을 하고, 6가지 유형별로 베스트셀러가 된 원인을 한 권 한 권 예를 들어 설명하는 방식인데, 개괄하는 부분 역시 재미있고 - 중간 제목이 "독서하는 사람은 소수민족" 이다 흑흑 - 분석결과 역시 공감이 간다. 이 책에서 이야기 하고 있는 책은 모두 41권인데 그 중에 읽은 번역서는 달랑 3권뿐이라서 영화도 안 본 상태에서 영화평을 보고 영화에 대해 다 안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읽은 책 중에 하나인 [i모드 사건](김영사)을 [우주전함 야마토]의 구조와 비교해 설명한 부분은 무척 공감이 가는것을 보면 접하지 못한 다른 책에 대한 분석도 탄탄할 것 같다는 신뢰가 든다. 책에 대한 일반적인 관심을 가진 모든 사람에게 적극 추천한다. ^^)/


[기억에 남는 구절]


... 달마다 그 달에 다룰 책의 발행 부수를 묻기 위해 출판사에 전화를 걸 때 마다 그는 맥없는 목소리로 호소하였다.
  "부수를 묻긴 했는데, 몇십 몇백만 부까지밖에 안 가르쳐 주는군요. 그 이하는 오차 범위라면서 생략하고. 수천 부 단위만 찍어내는 우리는 대체 뭡니까. 오차 범위에서 일을 하고 있는 건가요."
  그런데 이런 일도 오래 하다 보면 감각이 마비되는 모양이다. 오차 범위에서 일을 하는 니시다와 사이토는 겁없는 대화를 나누곤 했다.
  "이 책 생각만큼 안 팔렸어요. 15만 부 였던가?"
  "에게, 그것밖에 안 팔렸어? 많이 판 줄 알았더니."
  얼씨구 절씨구, 가난한 아빠 둘이 앉아 낯짝 좋게 부자 아빠 자산을 놓고 이러쿵저러쿵 평하는 격이다. 남 걱정할 여유가 있으면 연구 성과를 일에 살려 당장이라도 오차 범위를 빠져 나오지 그러나, 라는 핀잔의 소리가 어디선가 들리는 것만 같다. ...


"맺음말" 중에서


[서지정보]


제목 : 취미는 독서
원제 : 趣味わ 讀書 (2003)
지은이 : 사이토 미나코 [齋藤美奈子]
옮긴이 : 김성민
출판사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발간일 : 2006년 08월
분량 : 296쪽
값 : 12,000원




p.s. 저자인 사이토 미나코의 칼럼. 제목은 애서광(愛書狂)~


p.s. 책 중간에 보면 패러사이트 싱글(parasite single)을 '낙하산 싱글'이라고 옮긴 부분이 있다. 아마 일본어 음역과정에서 생긴 오류인 것 같은데, 같은 문장에 나와있는 야마다 마사히로 교수 이름만 검색해 봤어도 피할 수 있었던것이기에 아쉬운 실수다. パラサイトシングル에 대한 위키백과의 설명


p.s. 원서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