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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 히가시노 게이고

flipside 2023. 6. 4. 10:37

2008/12/22 22:57

 

[책을 읽고 나서]


[악의]의 시작은 "사건 - 노노구치 오사무의 수기"입니다. 소설가 히다카 구니히코의 친구인 노노구치 오사무는 히다카가 살해당한 날에 있었던 일을 수기로 정리합니다. 당연히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이 떠오르면서 "노노구치 오사무가 범인 아냐?"하는 생각이 얼핏들었는데 너무나 쉽게 그가 범인이었던 것이 밝혀집니다. 350쪽 남짓한 소설이지만 100페이지도 지나기 전에 독자에게 살인이 어떻게 일어났는지를 자세하게 보여주는 것을 보면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누가 범인인가"나 "어떻게 범행을 저질렀는가"는 아니라는 점이 분명해집니다. 자~ 그럼 이제 독자에게 남겨진 의문은 하나. 이후 진행되는 이야기는 오로지 "왜?"입니다. 노노구치 오사무는 친구인 히다카를 왜 죽인 것까요? 소설의 나머지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는 과정으로 이어지는데 형사인 가가의 이야기와 노노구치의 이야기가 번갈아가면서 등장합니다. 가가 형사의 탐문수사로 구성되어 과거의 노노구치와 히다카를 회상하는 인물들의 독백으로만 이뤄진 장도 있고, 마지막 장은 가가 형사의 독백으로만 길게 구성되어 있는데 전혀 지루함없이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이것이 히가시노 게이고의 능력이겠지요.


반전이라고 할만한 부분이 있어서 자세한 후반부 이야기는 생략합니다만(저는 읽으면서 떠오르는 소설이 하나 있었어요), 후반부에 가가 형사의 독백에 나오는 그가 빠진 함정에 저도 똑같이 빠졌다는 이야기는 꼭 해야겠습니다. 저는 소설을 읽으면서 흠... 뭔가 캐릭터가 이상해... 했지만 그게 뭔지 잘 몰랐었거든요. 알고 보니 저도 함정에... :-) [도키오]를 보고 조금 실망했는데,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에는 살인이 있어야 재미있다는 (주관적인) 생각을 조금 더 깊게한 소설로 적극 추천합니다. 2001년 드라마화도 되었다고 하는데 기회가 되면 꼭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서지정보]


제목 : 악의
원제 : 悪意(2000)
지은이 : 히가시노 게이고 [東野圭吾]
옮긴이 : 양윤옥
출판사 : 현대문학
발간일 : 2008년 07월
분량 : 355쪽
값 : 11,000원




p.s. 번역본과 원서표지. 2번째 원서표지 독특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