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키스 레인코트 | 로버트 크레이스
2009/11/08 11:19
[책을 읽고 나서]
실종과 살인, 마약과 유괴가 중심이 되는 이야기와 유머는 잘 안어울리는 것 같지만 책을 읽는 내내 웃음이 입에서 떠나지 않을 정도로 재미있는 소설이었습니다. 남편과 아이가 함께 실종된 사건 의뢰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이런 식의 소설이 늘 그렇듯이 단순한 실종사건이 아니었고 큰 배후가 있어서 말 그대로 점점 일이 커집니다. 주인공 엘비스 콜과 그의 파트너 조 파이크는 "이런 뻔하게 보이는 이야기도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죠!"하고 작정한 듯 시종일관 유쾌하게 독자들을 이끌어갑니다. 저는 읽는 내내 만화책을 보는 기분으로 낄낄거렸는데 아래는 엘비스 콜이 구사하는 유머를 엿볼 수 있는 일부 대목들을 옮겨본 것입니다. 우선은 의뢰인 엘런과의 대화 부분. : )
"사설탐정을 만나 본 것은 선생님이 처음이에요."
"다른 탐정들은 저처럼 잘생기지 않았습니다."
"탐정님은 정말 재미있는 분인 것 같아요."
"재밌거나 똑똑하거나 둘 중 하나죠."
아래는 의뢰인의 친구 재닛과의 대화 중에서 ^^
"문제는 당신이 엘런을 너무 거칠게 밀어붙인다는 겁니다. 엘런에게는 당신이 아닌 엘런 나름의 리듬이 필요해요. 나는 지금 당신이 원하는 엘런의 모습에 대해 말하는 게 아닙니다. 나도 그것에는 동의해요. 내가 말하고자 하는 건 당신이 목적에 다가가는 방식이에요. 방법 말이에요. 그 방법이 당신이 강하게 만들고자 하는 대상을 오히려 악화시키고 있어요."
그녀는 눈썹을 추켜세웠다.
"맙소사. 너무 예민한 거 아니에요? 너무 신경 쓰는 거 아니냐고요?"
"너무 용감하고 잘생겼다는 말도 잊지 말아요."
탐정 엘비스 콜 시리즈의 첫번째 작품이자 국내 소개된 로버트 크레이스의 첫 작품입니다. 원래는 '탐정 엘비스 콜과 조 파이크' 시리즈라고 해야 하겠지만 이 작품에서는 확실히 콜이 주인공, 파이크가 조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개인적으로는 밋밋하게 마무리 될 수 있는 마지막 장면이 의외로 감동적으로 끝난 것이 무척 맘에 들었습니다. 어찌보면 모든 여자들이 콜에게 반하는 이야기 아냐? 하고 생각할 수 있는데 마지막 장면에서 의뢰인 엘런의 달라진 모습을 보면서 그런 의심을 거둘 수 있었어요. 재미있고 보면서 웃을만한 스릴러, 탐정소설을 찾으시는 분에게라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하고 챙겨드리고 싶어요.
[서지정보]
제목 : 몽키스 레인코트 - 탐정 엘비스 콜 시리즈 1
원제 : The Monkey's Raincoat (1987)
지은이 : 로버트 크레이스 Robert Crais
옮긴이 : 전행선
출판사 : 노블마인
발간일 : 2009년 08월
분량 : 374쪽
값 : 12,000원
p.s. 옮긴이의 소설은 이번이 처음인데 적절하게 친절한 번역이었습니다. 과도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알아서 보슈.. 하는 무뚝뚝한 번역이 아니라서 참 좋았어요.
p.s. 번역본과 원서표지. 번역본 표지가 참 잘 어울려요. 1987년 소설이라 원서표지가 다양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