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여행 (4)
2008/02/18 23:13
도쿄에 있었던 내내 뉴스를 장식했던 것은 만두사건이랑 발렌타인 데이였습니다. 숙소를 나서기 전에 만두사건에 대해 보도하는 TV화면을 한 장 찍어봤습니다. 천양식품이라는 이름을 외우게 되었답니다. 어제 먹은 아사히 맥주 빈 캔도 보이는 군요 ^^

도쿄도사진미술관
오늘의 첫 목적지는 에비스에 있는 도쿄도사진미술관이었습니다. 에비스역에서 미술관이 있는 에비스가든플레이스는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는데도 역시나 길을 잘못 들어서 잠깐 길을 돌아 갔습니다. ㅠㅠ 그때 눈에 띈 멋진 건물~

물어물어 도착한 가든플레이스. 저쪽에 보이는 것이 프랑스 요리로 유명하다는 조엘 로부숑(조엘 로뷔숑)입니다.


하지만 저런 곳에서 밥먹을 팔자는 되지 않으니 ^^ 아침은 근처에 눈에 띈 엑셀시오르 카페(스타벅스보다 눈에 잘 띄던~)의 모닝세트로 해결했습니다. 저 빵사이에 따끈한 계란과 베이컨이~


카페에서 나오면 바로 미술관이 눈에 띕니다. 입구에서 저를 맞아준 유명한 그 사진.

여기서 열리고 있던 전시회는 모두 3개였는데 이 중 1개는 미술관 패스로 가능하고 나머지는 묶어서 패키지권을 구입했습니다. 지하 1층부터 전시를 보면서 올라갔는데, 첫번째는 "文学の触覚"이라는 전시회로 대강 짐작하기로는 문학과 뉴미디어의 만남? 같은 전시회였습니다. 입구부터 소설읽기가 가능한 닌텐도DS를 설치해 두었는데 책장 넘기는 느낌이 재미있더라구요. 2번째는 일본의 신진작가 시리즈 6 - スティル/アライヴ라는 전시회였는데 재미있는 전시작품들이 많아서 보는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마지막은 사진미술관답게 사진전이었는데 츠치다 히로미[土田ヒロミ]의 작품전이었습니다. 무척 인상적인 작품이 많았는데 개인적으로 히로시마에서 발견된 유품사진과 그 유품을 지녔던 이의 이야기를 캡션으로 달았던 전시작품시리즈가 무척 좋았습니다. 흑백사진이 주는 느낌이 다르더라구요. 아래 플래카드에도 있는 일본전통 내용을 찍은 사진이나, 마지막을 장식한 몇년 동안 매일 매일 찍은 자신의 얼굴 사진도 인상적이었구요. 아래는 미술관 전면에 걸려있던 세 전시회 플래카드와 티켓 사진.


에비스 맥주박물관
미술관을 나서서 향한 곳은, 가든플레이스에 오시는 분이라면 누구나 들른다는 맥주박물관이었습니다. 상당히 큰 규모이고 딱 맥주박물관 같다는 느낌을 들게 하더라구요.


하지만 맥주 제조과정 보다는 마시는데 관심이 있어서 대강 대강 보고 바로 시음할 수 있는 곳으로 갔어요. ^^ 자판기에서 표를 사서 내면 맥주를 따라주는데 저는 4가지 종류를 마실 수 있는 샘플러를 시켰습니다. 짜잔~ 다들 연인/친구들끼리 먹어서 심심하지 않을까 했는데 저처럼 혼자 맥주를 홀짝이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으셔서 어색하지 않았답니다.

도쿄도정원미술관
다음으로 어디를 갈까하다가 지도에서는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으로 보고 막연히 방향만 잡고 도쿄도정원미술관으로 향했습니다. 가는 도중 역시 헤맸는데 이때 영어를 무척 잘하시는 세련된 아주머니를 만나 길안내를 받았어요. 제가 가려는 미술관 이름이 써진 지도를 보여드렸더니 여기서 꽤 걸어야 하는데 괜찮겠냐고 걱정을 해주시며 설명을 해주셨어요. 영어를 잘하시던지 제가 못알아들었지 뭡니까. Orz 하지만 그 덕분에 잘 찾아 갈 수 있었습니다.(역시 지도를 믿어서는 안되요. 멀었답니다 ㅠㅠ)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도쿄도정원미술관은 말 그대로 정원과 미술관이 함께 있었는데 미술관이 아담하니 좋더라구요.


전시회는 "건축의 기억 Remembrance of Places Past"이라는 이름의 사진전이었습니다. 예전 일본의 성들과 일본인들이 찍어온 베이징의 자금성 사진, 도쿄의 옛 건축물 등등의 사진들이었는데 제가 아는 건물도 몇 개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이 미술관이 있는 건물도 무척 고풍스러웠는데 찾아보니 예전에 무슨 황족이 살았던 곳이라고 하네요. 조명이 너무 깜찍해서 한 장 찍었습니다. ^^

마츠오카미술관
전시회를 다 보고 나온 시간이 오후 1시 10분. 이제는 맥주 기운도 다 가시고 다리도 아프고 뭔가 좀 먹어야지.. 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어찌할까 하다가 지도를 보니 이 미술관 바로 옆에 중국 도자기로 유명한 마츠오카미술관이 있다고 해서 가까우니 한 번 가볼까 하면서 한 번 찾아가 봤습니다.(메구로미술관도 근처에 있다고 했는데 지도상으로는 마츠오카미술관이 훨씬 가까웠어요.) 하지만 빙빙 돌고 돌았지만 미술관이 눈에 띄지 않지 뭡니까. 지나가던 할아버지에게 물어봐서 이 분이 알려주시는 길로 갔다가 한 번 더 돌고 다시 원점으로. 그냥 모른다고 하시지... Orz 그냥 가버릴까? 하다가 마지막으로 지나가던 할머니에게 물어봤더니 "아 마츠오카 미술관이라면 바로 저기에.." 하면서 표지판을 가르키시더군요. 털썩... 전 아까 그 표지판을 왜 못봤던 걸까요 ㅠㅠ 눈앞에 미술관을 두고 30분을 날렸습니다. 흑흑


이미 지칠대로 지쳐서 원기를 잃은 저를 딱 반겨준건 미술관 중앙을 차지하고 있던 부르델의 페넬로페 조각상이었어요.

어라? 중국미술전문 미술관이 아닌가보네.. 하면서 잠깐 살펴보니 한 전시실은 고대 오리엔트 유물, 한 전시실은 헨리 무어를 비롯한 현대조각, 또 한 전시실은 불교, 힌두교 조각 전시실... 입이 딱 벌어질 정도더군요.(2층이 중국도자기와 회화, 그리고 현대 일본화가 작품이 있었어요.) O.O 미술관 와서 처음으로 사진 찍어도 되나요? 라고 물어봤더니 친절한 안내원이 플래시만 안터뜨리면 괜찮다고 안내를 받아서 작품감상과 사진을 찍으면서 이 미술관에서 오래 오래 있었습니다. 제가 일본와서 이집트 미이라를 실물로 보게 되다니 *_* 서양미술관의 휴관을 여기서 보상받았답니다. ^^

아래는 이 미술관에서 찍은 사진 중 몇 장입니다~ 마지막은 창가에 있던 연 사진~










예상치 못한 박물관에서 좋은 작품들을 구경하고 나니 너무 기분이 좋더라구요. 다리는 아프지만 기분이 정말 좋아졌습니다. 미술관을 나서서 천천히 에비스 시내를 거닐다가 - 참 느낌이 좋은 동네더군요 - 좀 비싸보이는 케이크 집에서 치즈케이크와 커피를 시켜먹으면서 잠시 쉬었습니다. 맛은 뭐 제가 잘 몰라서 그냥 맛있네했지만 세팅은 참 이쁘더라구요. ^^ 블랙으로 먹어서 사용은 안했지만 설탕 막대기가 맘에 들더군요~


하라주쿠
커피를 마시며 쉬긴 했지만 하루에 미술관 3개를 돌고나니 - 맥주박물관은 먹기위해 간 곳이니 뺏어요 ^^ - 지칠대로 지쳐서 쉬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여행을 온 것을 생각하고 더 돌아다녀야지~ 하는 마음에 하라주쿠로 향했습니다.(제가 가는 미용실 이름이기도 해서 친숙했어요 ㅋㅋ) 어찌나 사람이 많던지! 사람따라 흘러가면서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가고 재미있더라구요. 이쁜 샵도 많고 특이한 건물도 많고...



도고세이지미술관
하라주쿠 일대를 걷다가 어느 역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 어떤 역에 도착했습니다. 여기서 어찌할까 하다가 기운을 차리고 마지막으로 향한 곳이, 첫날 관람시간을 잘못알고 들렀던 도고세이지미술관이었습니다.

당시 하고 있던 전시회도 흥미로웠지만 실제로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역시 고흐의 [해바라기]였어요. 작은 방을 마련해 놓고 있었는데 저 말고는 사람이 없어서 찬찬히 그림을 살피고 그 방안에서 꽤 오랜 시간 앉아 있었습니다. [해바라기]의 좌우에 있던 고갱이나 세잔의 그림도 무척 좋았구요.(세잔의 그림도 정말 멋지더군요. *_*) 미술관이 오후 6시까지였는데 거의 문닫기 전까지 있다 나왔습니다. ^^


오늘은 미술관 4군데 갔던 것으로 지칠대로 지쳐서 어딘가 쓰러져 눕고 싶은 심정이 되었습니다. ㅠㅠ 하지만 숙소로 가기에는 너무 이른 시간. 신주쿠 일대를 돌며 이것저것 쇼핑도 하고, 북오프에 들러서 또 시간을 보내고, 그러나 좋아하던 작가의 책도 발견하고... 이렇게 저렇게 시간을 때우다 숙소로 향했습니다. 저녁은 주먹밥에 컵라면과 맥주~ 사과맛이 나는 맥주였는데 맛있더라구요~




이렇게 하루가 지나갔습니다. 내일은 황거 관람예약을 해둔 날~ 도쿄역에서 하루가 시작됩니다 ^^)/
지출내역
- 엑셀시오르 카페 모닝세트 400円
- 사진전 입장권세트 1,000円
- 에비스 샘플 맥주 4종 세트 400円
- 커피와 치즈케이크 903円
- 도고세이지미술관 입장료 400円
- 수이카 카드 충전 1,000円
- 잡화 쇼핑 510円
- 북오프 쇼핑 1,605円
- 맥주랑 주먹밥 413円
p.s. 마츠오카미술관(800円)이랑 도쿄도정원미술관(200円) 입장은 미술관패스로 해결~ 다음은 본문에 나왔던 미술관 사이트입니다. 도쿄도사진미술관(http://www.syabi.com/), 도쿄도정원미술관(http://www.teien-art-museum.ne.jp/), 마츠오카미술관(http://www.matsuoka-museum.jp/), 도고세이지미술관(http://www.sompo-japan.co.jp/muse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