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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여행(10)

flipside 2023. 6. 14. 22:15

2009/08/29 23:31

 

이제 2번만 더 쓰면 끝나는 런던여행기입니다~


05월 07일 목요일 아홉째날


전날과 마찬가지로 아침은 잉글리시 블랙퍼스트 셋트였습니다. 하지만 이날 갔던 곳은 4.99 파운드에 커피도 포함, 양도 많더군요. 내용은 비슷했습니다만 야채가 줄고 대신 콩과 해시포테이토, 베이컨, 계란이 추가되었어요. 거기에 빵도 넉넉해서 다 못먹었습니다만 그래도 하루종일 돌아다니려면 먹어야지! 하면서 많이 먹었어요.









햄스테드 히스


햄스테드 히스(Hampstead Heath)는 [노팅힐]에도 나온 켄우드 하우스(Kenwood House)가 있는 넓은 평원(잔디밭+호수+목초지+산책로 등)으로 꼭 가봐야지 하고 마음먹고 있어서 일찍 찾아 나섰습니다. 켄우드 하우스에 베르메르 작품이 하나 있어서 꼭 보고 싶었는데 너무 일찍 가서 햄스테드 히스만 둘러보았습니다. ㅠㅠ 하지만 아침의 햄스테드 히스를 둘러보는 즐거움도 있었는데 관광객들은 거의 없고 주변 주민들이 산책나온 모습들 속에 끼어들게 된 것도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제가 가진 여행책자에 햄스테드 히스는 간략하게 소개되어 가면서도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 곳이 맞나? 했는데 역시나 한 정거장 일찍 내려서 걸었습니다. 조금 걷다 보니 이정표가 보이더군요. 반가워라~ 나중에 돌아 나올때 보니 햄스테드 히스가 무척 넓어서 제가 내린 곳도 햄스테드 히스, 다음 정거장에 내려도 햄스테드 히스에 갈 수 있더군요~

오솔길을 따라가니

이런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노팅힐]을 상상하던 저는 "앗 하얀 건물(켄우드 하우스)은 어디 있는거야.. 잘못 온건가 ㅠㅠ" 하면서 두리번 거렸지만 주위에는 개를 데리고 산책하는 분들 뿐이었어요.

한참을 지나 언덕을 올라가니 켄우드 하우스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짜잔

개장시간까지 2시간(기억이 가물가물) 정도 남은 것을 알고 선택의 기로에 섰습니다. 여기서 기다릴까 아니면... 결국 근처 카페가 문을 열어서 쌀쌀한 날씨에 어울리는 따뜻한 카모마일 차를 한 잔 마시고 주위를 산책한 후 햄스테드 히스를 떠났습니다.

비록 켄우드 하우스 안을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큰 나무들과 멋진 풍경이 있는 멋진 곳이라서 기억에 많이 남아요. 저도 벤치에 누워서 쉴까 하고 잠깐 망설였어요. ^^




버버리 아울렛


이어서 향한 곳은 원래 일정에는 갈 수 있으면 가야지... 하는 정도로만 생각했던 버버리 아울렛이었습니다. 어버이날도 다가오는 터라 겸사 겸사 선물을 사야지하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흐릿하게 생각한 까닭에 근처 역이름만 알고 아무것도 프린트를 해가지 않아서 찾는데 좀 애를 먹었습니다. 우선 햄스테드 히스에서 버스를 타고 역을 가서 역에서 또 기차(지하철이 아니라 다른 노선이었던 것 같아요)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아래는 이동하면서 찍은 사진들~

역에서 내려서 테스코를 찾으면 그 근처... 라는 정보만 알고 살펴보았는데 처음 찾는 곳을 헤매는 편인데다 낯선 곳이라서 주위에서 한참 돌았습니다. 어쨌든 우여곡절끝에 정말 공장처럼 생긴 건물에 있는 버버리 아울렛을 찾아 아빠드릴 지갑, 엄마드릴 작은 백, 형이랑 제것으로는 목도리/장갑세트(겨울을 기다리고 있어요 ^^)를 샀습니다. 제가 이런 쪽에 감이 없긴 했지만 이렇게 비싼 것인지 잘 몰랐던 탓에 가격표를 보면서 깜짝 깜짝 놀랐습니다. ㄷㄷㄷ 아시아계 사람들은 모두 중국사람뿐이었는데 다들 비싼 의류며 구두에 백을 많이들 사시더군요. O.O 현금과 카드로 적절하게 계산을 하고 나중에 공항에서 세금환급 안내도 받은 후 쇼핑을 마쳤습니다. 아래는 역표시랑 버버리 아울렛 건물~


버스 정류장 근처에 영국의 유니클로(라고는 하지만 유니클로보다는 더 싼)라고 할 수 있는 프리막스에 들러서 양말이랑 옷가지를 몇 개 사고 - 정말 싸더군요! 그냥 1회용 개념으로 사서 입다 버려도 될만한 가격~ - 할머니가 계산대에 있었던 채러티숍(charity shop)에서 미스 마플 나오는 TV영화 [예고살인] DVD 1장이랑 이름 모를 가수의 싱글앨범 2장 정도 사고... 계속 쇼핑을 했습니다.

엄청 산 것은 아니지만 버버리 아울렛에서 산 물건들의 케이스가 부피가 커서 일단 다시 숙소로 가기로 했습니다. 가기 전에 M&S에서 캐리어 가방 싼 것도 하나 사고 - 배낭 하나로는 도저히 해결이 안되더라구요 ㅠㅠ - 중간에 보더스에도 들르고, 그러다 또 보게된 옥스팜에서 클래식 CD가 눈에 띄어서 사고... 이런 식으로 "그래 이 날은 가게만 돌아 다녀야지~"했습니다.




로열 페스티벌 홀 - 필하모니아오케스트라 연주회


아침에 갔던 켄우드 하우스는 들어가지도 못하고, 쇼핑하느라 숙소에 들어갔다 나오고 좀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지 못한 하루였지만 저녁 공연이 모든 것을 보상해주었어요. 이 날은 사라 장의 필하모니오케스트라 협연이 있었던 날이라서 이번 여행에서 큰 기대를 했었답니다. 시간도 넉넉한 편이라서 일찍 로열 페스티벌 홀에 도착해서 공연장 주위에서 사진도 찍고(아래 사진은 로열 페스티벌 홀 앞에 다리에 있는 교각에 있는 낙서그림~) 1층에 EAT에서 산 샐러드를 먹었습니다.(점심 때 샀던 M&S 2파운드 샌드위치셋트에서 남겨두었던 감자칩도 함께 먹었어요) 이번에도 역시 새우 샐러드~


공연 프로그램은 그리그의 페르귄트 조곡 제1번,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제1번, 베토벤 교향곡 제7번이었습니다. 다 이미 알고 있고 CD를 통해서 여러번 들었던 곳이라서 편안한 마음으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지휘는 Joji Hattori라는 일본인 지휘자였구요. 온라인에서는 자리번호까지는 예약이 안되고 구역만 되는데 찾아 앉고 보니 중앙에서 약간 왼쪽 자리였습니다. Front stalls (FS) - P3 구역이었는데 제가 1부까지 앉았던 자리는 바로 한 단계 앞줄이었어요.Orz 무대에서는 더 가깝긴 했지만 사라 장의 모습은 원래 제자리가 더 잘 보였는데 흑흑 바보짓을 했지 뭡니까. 쉬는시간 지나서야 제 실수를 알고 원래 자리를 찾았지만 흑흑 ㅠㅠ 사라 장의 공연이기 때문이라서 그런지 30일날 같은 필하모니아오케스트라 연주회와 비교할 때 한국 사람들이 무척 많았는데 제 앞자리, 옆자리 분들도 모두 한국분들이셨어요. :-)


페르귄트 조곡의 첫곡인 아침기분을 들으니 여행의 피로가 다 풀리는 것 같더군요. 이어진 협주곡 무대. 사라 장이 붉은 계열 - 기억이 가물가물 -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나왔고 CD로만 들어봤던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제1번을 처음 실제 연주로 들었습니다. 3악장만 너무 심하게 반복해서 들었던 터라 ^^ 1, 2악장은 새로운 느낌이었어요. 이번 여행에서 본 공연이 대부분 바이올린 협연이었는데 사라 장의 경우 다른 남성 바이올리니스트와는 달리 무대에서 움직임이 많은 편이고 앉은 자리도 얼굴을 볼 수 있을 정도의 거리라서 음악과 함께 사라 장의 모습에 집중하면서 공연에 몰입했습니다. 연주가 끝나고 박수를 받을 때 제 느낌이었지만 본인이나 지휘자나 모두 만족스러운 표정이라서 저도 기분이 좋더라구요.(이 날 공연 바로 전에 영국의 다른 지방에서 동일한 프로그램으로 공연이 있었던 것을 예약할 때 알고 있어서 지휘자와 연주자의 호흡이 더 잘 맞았던 것 같았습니다.^^) 2부는 베토벤 교향곡 제7번. [노다메 칸타빌레]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하는 1악장을 지나 휘몰아치는 4악장까지 역시 실연으로 들으니 좋구나~ 하면서 즐겁게 연주를 들었습니다. 커튼 콜은 여러번 있었지만 약속이나 한 것처럼 앙코르는 없었습니다.


연주가 끝나고 나오니 파란 색 드레스로 갈아입은 사라 장의 사인회가 있었습니다. 마침 CD 판매 부스도 열어서 드보르작 협주곡을 사서 줄을 섰어요. CD랑 표에 사인도 받고 악수도 하고... 대화도 나누고... 좋은 공연 잘 봤다고 말하니 감사하다는 대답을 O.O 자연스럽게 이야기도 나누고 사진도 함께 찍고 그러는데 차마 그럴 용기는 없었어요. 아래는 CD랑 표에 받은 사인이랑 ^^V 아이에게 사인해주는 모습을 찍은 것입니다~





사인회까지 있다 보니 숙소근처에 좀 늦게 도착했는데 배가 고프더군요. 역 바로 가까이에 태국음식점이 있어서 새우볶음밥(카오팟?)을 시켜 먹었습니다. 음료도 하겠냐고 해서 괜찮다고 했는데 주위 사람들이 맥주시켜먹는 것을 보고 흑 나도 맥주시킬껄... 하는 후회를 살짝 했습니다만 볶음밥이 맛있어서 맛나게 먹었습니다.




이렇게 하루를 보냈습니다. 내일은 런던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이에요~




지출내역


- 잉글리시 블랙퍼스트 : 4.99파운드
- 카모마일 1잔 : 1.25파운드
- 샌드위치세트(M&S) : 2파운드 (샌드위치 + 음료 + 갑자칩)
- 버버리 아울렛 : OOO파운드 + 카드계산 ㄷㄷㄷ
- 프리막스 : 7.35파운드
- 옥스팜/채러티숍 : 10.85파운드
- 캐리어가방(M&S) : 25파운드 (제일 싼 것으로 샀어요~ 막스앤스펜서가 확실히 싸더군요 ^^ 하지만 좀 부실해서 살짝 후회했어요 ㅜㅜ)
- 생수(M&S) : 0.48파운드 (생수는 테스코가 더 싸더군요)
- 새우볶음밥 : 4.9파운드
- 사라 장 CD : 7.9파운드
- 필하모니아오케스트라 입장권 : 23파운드 (인터넷 예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