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헌책방 둘러보기
2004/10/24 16:36
mysticat님의 추천 리플을 보고 꼭 가봐야지 했던 흙서점과 삼우서적을 어제 들렀다. 어제 오늘 이틀동안은 강변과 용산을 오가며 CJ에서 하는 아시아 인디영화제를 들렀는데 어제는 강변CGV에서 영화 한 편 보고 나서 시간이 애매했던터라 2호선이라는 이점을 살려 낙성대역 근처에 있는 두 서점을 가게 되었다.
우선 삼우서적
손님이 나밖에 없어서 무척 벌쭘하게 들어가 어정쩡하게 인사를 하고는 책을 둘러봤다. 생각보다는 책이 많은 편은 아닌 것 같아 찬찬히 훓어볼 수 있었는데 한국판 [내셔널 지오그래픽] 몇 권이랑 여성문학관련 학회에서 나온 학회지 하나, 그리고 엠마뉴엘 베른하임이라는, 내가 좋아하는 몇 안되는 프랑스 소설가의 책 하나를 발견해서 들고나왔다. 주인아주머니는 아저씨에게 전화를 걸어 [내셔널 지오그래픽]을 얼마에 줄지를 물어보셨는데 ^^ 싸게 주는 것을 강조하시면서 담에 와서 더 사가라고 하셨다. 그래픽쪽이나 사진집이 싼 것 같았는데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나와서 바로 모서리를 도니 흙서점이 나왔다.
면적이 큰 탓에 사람도 많았다. 삼우서적에서는 해결하지 못한 만화책에 대한 갈증을 풀어줄 만큼 만화책이 꽤 있었는데, 거짓말을 조금 보태면 그 중 반이 다 [슬램덩크]였다. ^^ 뿌리서점처럼 책 외에 CD나 LP, 잡다한 물건들이 많이 있어 시간가는 줄 모르고 구경을 하다가 돈이 모자라다는 사실을 깨닫고 잽싸게 옆에 있는 은행에 들러 현금서비스를 받았다. (카드가 있다는 것은 이래서 문제다 ㅜ.ㅜ) 신간소개때 사고 싶었던 [살인자들과의 인터뷰], 황금가지에서 나온 [오트란토 성], 가사집이 없는 박효신 1집 그리고 사전 정보 없는 만화책 20권 남짓을 샀다. 만화책 권수로만 생각해도 뿌듯 뿌듯! 한사람이 내다판 듯 보이는 영화관련 책들도 한무더기 있었는데 비싸 보이는 책이 대부분이라 입맛만 다셨다. ^^
새 헌책방에 가면 느끼는 난감함 중에 하나가 도대체 얼마일까가 짐작이 가지 않는 다는 데 있다. 대부분 연필로 책 아래 부분에 가격을 쓰거나 그냥 많이 사면 더 싸게~ 식의 가격정책이 있긴 한데 대충 감으로 짐작을 해야하는 경우가 많아서 돈을 넉넉히 가지고 가지 않은 경우에는 이 책을 사 말아 하는 갈등을 하게 된다. 삼우서적은 생각했던 것보다 다소 비싸게 샀다는 느낌을, 흙서점에서는 다소 싸게 샀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그게 다 헌책방에서만 느낄 수 있는 불규칙성이라는 매력이 아닐까 한다. ^.^ 좋은 헌책방 알려주신 mysticat님에게 다시 감사~
p.s. 약도는 이곳
p.s. mysticat님에게 감사하는 것을 잊었다! ^^)/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