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스페셜-김명민은 거기 없었다]
2009/04/13 00:32
낮에 부모님댁에 갔다가 케이블TV에서 하는 [순풍산부인과]를 보게 되었습니다. 갑작스런 펑크로 오중이 부탁해서 오지명 원장이 TV 출연하는 에피소드였는데 - 그러다 너무 못해서 김찬우에게 기회가 넘어가는 ^^ - PD로 김명민이 나오지 뭐에요. 오~ 저때도 목소리나 연기는 여전하시군요~ 하면서 재미있게 봤습니다. 빠라고 하기에는 불성실하게도 오늘 [MBC 스페셜]이 김명민 편인지 모르고 있다가 채널을 틀면서 앗! 하고 보게되었는데 [MBC 스페셜]에서도 예전 김명민의 단역시절 이야기가 나올 때 제가 낮에 봤던 그 장면이 나와서 와~ 하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드라마 [뜨거운 것이 좋아]를 못봐서 처음 김명민이라는 배우를 알게 된 것은 영화 [소름]이 처음이었는데, 아기 손가락 잡고 있는 사진에 피흘리는 포스터도 인상적이었지만, 영화의 전반적인 느낌은 물론이고 배우들도 만만치 않네! - 장진영 포함~ - 하면서 인상적으로 봤던 기억이 납니다. 그 다음은 [거울속으로]. 김명민이 배역 비중면에서 밀리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주연이라고 하기에는 좀 애매한 영화였지요. 드라마의 경우는 [꽃보다 아름다워]가 처음이었는데, 이때도 한고은과 김흥수의 연기가 화제가 된 만큼 김명민이 주목받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스페셜 보고 나니 오히려 이것이 자신이 원했던 것 같군요. 저도 인철이라는 이름 기억하고 있어요^^. 오늘 스페셜에서 별로 언급이 없었던 것 같아서 아쉬웠어요.) 이어서 [불멸의 이순신]과 [불량 가족]을 대강 대강 보면서 항상 김명민은 출연하고 있었기 연기를 포기할 정도의 시기가 있었던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냥 계속 잘 나오고 있구나 했었습니다. 하지만 배우로의 꿈을 버릴까... 하는 고민을 했을 때 자신이 좀 더 유명한 배우였으면 엎어질 영화를 어떻게든 살릴려고 하지 않았겠냐는 이야기를 들으니 가슴이 아프더군요. 이후 수술 중 각성 이야기인 [리턴](재미있었음~), [하얀거탑](만세~)을 지나 [베토벤 바이러스](^^). 지금 촬영중인 [내 사랑 내 곁에]의 경우도 안쓰러울 정도로 살빠진 모습과 사소한 부분도 짚고 넘어가는 리테이크 장면을 보니 기대해도 될 것 같더군요.
개인적으로 스페셜을 다 보고 난 후 든 딴생각은, 지금까지 김명민이 했던 작품들이 말그대로 혼신의 연기를 할 만큼 좋았는지... 하는 점이었어요. 한 배우가 저러한 강도의 집중력과 노력, 시간, 캐릭터와 일체가 되기에 그 배역이나 시나리오, 연출력이 이상적인 조건이었는가 곰곰 생각해보면 왠지 김명민쪽이 반대로 작품을 살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이게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구요. 좀 더 오버한다면 ^^) 캐릭터와 일체화된 배우가 전혀 수정의견을 낼 필요가 없는 완벽한 시나리오와 밤샘이나 새벽촬영으로 스트레스성 위염에 시달릴 필요 없는 이상적인 촬영조건, 최고의 연출력과 김명민이라는 배우가 만난다면 지금까지의 멋진 작품 이상의 최고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태그에 "김명민"이라고 입력하면 나오는 재미있는 태그들 중에서 앞으로 "김명민만 믿고 가자"는 점점 사라지고, 김명민이 믿고 갈 만한 최고의 작품을 만나는 것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네요. : -)

p.s. 다소 삐딱한 마음으로 KBS가 [불멸의 이순신] 연기대상 주는 장면이랑 MBC의 [하얀거탑]에 대한 홀대를 어찌 처리할지 궁금해 했는데, KBS 시상장면은 수상소감까지 자세히 보여주고, 이후는 그냥 수상식에서 김명민이 호명되는 여러 장면의 편집으로 처리했네요, 흥 -_- 아직 당시 시상식 생각만 하면 짜증이 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