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향악축제 - 원주시립교향악단
2010/04/18 23:35
지난주 청주시립교향악단에 이어 이번에는 토요일 공연을 찾았습니다. 이번 주 일요일은 공연이 없었기 때문에 (교향악축제 전체일정은 화요일에 끝나지만) 제 교향악축제는 이번 공연이 마지막이었어요.
프로그램은 이건용의 [4월을 위한 축전서곡], 베토벤의 바이올린협주곡과 쇤베르크의 교향시 [펠리아스와 멜리장드]였습니다. [4월을 위한 축전서곡]은 세계 초연이니 예습할 것이 없었고, 베토벤 협주곡은 찾아보니 가지고 있는 박스 세트에 다양한 연주자의 연주가 있어서 계속 들었습니다.(하지만 개인적으로 처음 들은 것이 필립스 듀오 음반에 있던 크레버스라서 그 연주가 제일 좋더라구요. *_*) 쇤베르크의 경우는 집에 가지고 있는 음반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_-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재미없으면 어쩌나 하고 걱정을 하면서, 지난번에 지만지고전 세일때 사둔 모리스 메테르링크의 [펠레아스와 멜리장드] 희곡을 읽었습니다. 공연장 가는 버스에서 읽었는데 다 읽는데 1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 짧은 희곡이었습니다. 형의 아내와 사랑에 빠지는 이복동생의 비극적인 이야기라는 뼈대만 보면 아침드라마 같지만 ^^ 희곡 자체가 워낙 모호함으로 일관되어 있어서 환상적인 분위기를 띄고 있었습니다.(희곡의 느낌과 음악의 느낌이 참 잘 어울린다 인상을 받았습니다.)
아슬아슬하게 연주회장에 도착. 이번에는 3층 C블럭으로 협연자 바로 앞에 자리를 예매했었습니다. 예매할 때는 닫혀 있었는데, 가보니 합창석이 개방되었더군요. 숨돌리자 마자 바로 연주 시작~ 서곡이 끝나고 나서 작곡자인 이건용님이 무대에 올라서 인사를 하셨어요. 멀리서 보기에도 좀 쑥쓰러워 하시면서 빨리 인사를 하고 내려가신 것 같아보였습니다. ^^ 이어서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 협연자 박지윤님의 예술의 전당 홈페이지 사진을 보고 무척 어린 학생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85년생이더군요. 한복을 예쁘게 응용한 듯한 드레스를 입고 나오셨어요. 연주는 제가 들었던 음반들과 비교해서는 다소 템포가 느렸던 것 같고, 카덴차가 처음 듣는 것이라서 신선했습니다. 연주가 끝나고 여러차례 커튼콜이 있었지만 앙코르는 없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박지윤님이 양쪽 합창석의 관객들에게도 처음에 나올 때는 물론 커튼콜 때 마다 인사를 해주었던 것이 기억에 나네요. 휴식시간 시작. 제가 앉은 자리 근처에 음대생들이 여럿 온 것 같았는데 휴식시간에 (본의아니게) 들어보니 바이올린 전공 학생들인 것 같더군요. 연주에 대해서는 연주 잘해서 부럽다... 멀리서 들어도 소리가 좋더라.. 과제곡을 뭘로 해야 하나... 그거 1악장은 그렇지만 2, 3악장 엄청 어렵다... 평소에 어려웠던 곡을 선택하는 게 좋다... 등등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셔서 재미있게 들었습니다. ^^ 2부의 쇤베르크곡은 시작 전에 희곡 줄거리를 요약해서 보여주고, 연주하는 내내 이 부분은 등장인물 누구의 테마고 여기는 희곡에서 어떤 부분이었다는 것을 자세하게 설명하는 자막이 나와서 좋았습니다. 하지만 내용이 많이 압축되어 있어서 미리 희곡을 읽고가길 잘했네~ 하는 생각을 했어요.
연주가 끝나고 지휘자 정치용님이 악장과 포옹을 하고 정말 한사람 한사람을 모두 불러세울 기세로 연주자들 사이를 오가셨답니다. ^^ 여러 번의 커튼콜이 있었고 앙코르곡은 요한 슈트라우스의 [봄의 왈츠]였습니다.(처음에 사람들이 라츠테키 행진곡을 생각해서 박수를 쳤다가 잦아들기도 했습니다. ^.^) 그날 날씨 탓인지 유난히 기침소리가 많은 공연이었지만 새로운 연주자와 곡을 발견한 즐거운 연주회였습니다. 이제 교향악축제는 내년을 기약~
p.s. 이번 자리에서 등에 기대고 바라본 무대 모습. 앉은키가 크신 분은 무대가 다 보이실듯 -_-

p.s. 박지윤님 블로그~ : http://blog.naver.com/2010p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