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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 모든 범죄는 모든 예술작품과 마찬가지로...
flipside
2023. 5. 9. 20:13
2004/12/02 23:31
"모든 범죄는 모든 예술작품과 마찬가지로 제3자에 의해서 목격되고 있다네. 범죄자나 예술가가 실제로 작업을 하고 있는 광경을 아무도 보지 못했다는 것은 전혀 문제가 아닐세. 예를 들어 루벤스가 안트워프의 대성당에 '십자가에서 내려오는 그리스도'를 그릴 때 그가 어떤 사업적인 일로 다른 일을 하고 있었다는 유력한 상황증거가 있다고 하면, 현대의 범죄수사가들은 그 그림을 루벤스의 작품으로 믿지 않을 걸세. 이 사람아, 그런데도 그런 결론이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거든. 비록 부정적인 추론이 법률적으로는 논란의 연지가 없을 만큼 유력하다고 해도 그림 자체가 어디까지나 루벤스가 그렸다는 것을 증명하겠지. 왜냐고? 이유는 간단하네. 루벤스가 아니고는 어느 누구도 그런 그림을 그릴 수 없기 때문일세. 거기에는 루벤스의 개성과 천재성이―루벤스만이 지닌 무엇인가가 지워버릴 수 없는 흔적을 남겼기 때문일세."
[벤슨 살인사건] 중에서 벤스의 이야기, S. S. 밴다인, 강호걸 옮김, 해문출판사, 1992
오랜만에 읽어본 정통 추리소설. 범인을 맞췄다는 점 만으로도 기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