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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 추워. 너무 추워 파트라슈.

flipside 2023. 5. 11. 21:17

2006/11/20 15:03

 

 

추워. 너무 추워 파트라슈.
본격적인 겨울의 계절인 12월은 발자국 소리가 들릴 만큼 바로 앞까지 와 있지만, 이건 도무지 11월의 추위가 아니다. 있을 수 없는 추위다. 젠장. 지구 온난화라니, 거짓말하지마. 아마도 어떤 자연을 지키는 모임을 하는 놈들이 온난화라고 떠들어대면 모든 사람이 자연에 대해 상냥해지지 않을까, 짜고 그런 거야, 맞아, 분명해. 너무 추워서 자연을 지키는 모임에게 욕을 퍼부어대는 내 얼굴로 차가운 바람이 사정없이 불어닥친다. 애써 세팅한 머리가 마구 헝클어져 버렸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엷은 구림이 해를 가리며 어지럽게 흩어져 있어, 해님은 마치 당장 갈아치워야 할 전구처럼 힘이 없다. 그런데 바람은 최신형 선풍기처럼 힘차게 불어온다. 힘내라 해님, 파이팅 해님! 해님에게 마음 속으로 응원을 보내면서 호주머니 안에 두 손을 찔러 넣고, 거북이처럼 머플러 안으로 얼굴을 파묻었다. 우연히 누군다를 만나 "정말 춥지." "응, 정말 추워."하고 서로 위로라도 해주면 이 추위도 조금 누그러질지 모를 일이다. ...



[들돼지를 프로듀스] 중에서, 시라이와 겐, 양억관 옮김, 황매, 2005




주인공 슈지는 "인간이란 간단한 화술과 간단한 시각적 효과 하나만으로 쉽게 속아넘어간다"고 생각하는 고등학교 교실용 처세술의 달인. 그의 반에 한 폭탄 전학생이 오게 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로 제목 그대로 들돼지 같은 전학생 노부타를 인기만점 학생 만드는 슈지의 이야기가 중반까지 흘러간다. 여기까지 읽으면, 또 표지 글이나 홍보문구를 보면 [마이 페어 레이디]를 연상시킬만도 한데 그런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보다는 [발로 차고 싶은 등짝]의 발랄-우울버전이라고 할만큼 학교생활에서 겪게되는 여러 일들에 대한 고민과 생각, 대응이 그 주조를 이룬다. 정말 다시 보기 힘든 대단한 작품이라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재미있고, 생각할 꺼리도 많이 던져주는 탄탄한 작품으로 인간관계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만한 작품.




p.s. 저자 약력을 보니 저자는 1983년 생. 털썩 Orz 난 뭐했나 (     ..)


p.s. 원서 표지. 원서 표지가 훨씬 이쁘다 *_*


p.s. 이야기는 조금 바뀌어서 드라마화 되기도 했다. 공식 사이트 : http://www.ntv.co.jp/nobu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