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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 우리는 사랑한다고 믿으면서 증오하고...

flipside 2023. 5. 11. 21:27

2006/12/11 23:31

 

... 그런데 그녀가 과연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신, 사랑, 선의 같은 낱말들은 다른 이들을 노예로 삼고자 하는 사람들이 지어낸 것들이 아닌가? 만약 신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보편적인 에너지, 진실과 거짓을 초월하는 자기장일 수 밖에 없다. 설사 존재한다 하더라도, 신은 인간, 동물, 별 따위에는 관심이 없을 것이다. 신은 존재한다. 그는 우리를 환상의 광기 속에 내버려둔다. 우리는 사랑한다고 믿으면서 증오하고, 선을 행한다고 생각하면서 악을 행하고, 진실을 말한다고 여기면서 거짓말을 하고, 즐긴다고 생각하면서 괴로워한다. ...


[음모자들] 중에서, 샨 사, 이상해 옮김, 현대문학, 2006




[측천무후]에 이어 2번째로 읽게된 샨 사 소설. 스릴러와는 거리가 먼 작가들이 만약 스릴러나 추리소설 쓰면 정말 멋진 작품 나올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샨 사의 이번 소설은 그런 상상을 현실화 시켜주었네요. 스릴러의 형식을 빌린 이번 소설은 간결한 문체와 얽히고 섥힌 음모와 거짓, 비밀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결국은 인간과 삶, 사랑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데 [측천무후]와 비교할 때 거의 토막나 있다시피한 문체탓에 처음에는 집중이 좀 어려웠답니다. 정통 스릴러물을 생각하신다면 비추천, 샨 사 팬이라면 적극 추천합니다. 다음에는 [바둑 두는 여자]를 읽어 볼랍니다. ^^




p.s. 이번 책도 [측천무후]에 이어서 알뱅 미셸에서 나왔네요. 샨 사 소개글 마다 그라쎄와 알뱅 미셸이 판권을 다퉜다는 이야기만 있고 누가 이겼는지에 대한 언급이 없어서 찾아봤습니다. ^^


p.s. 원서 표지는 국내판 표지와 거의 동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