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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 세속에서 종교로, 다시 종교에서 세속으로

flipside 2023. 5. 12. 20:46

2007/05/06 22:03

 

... 앞에서 다룬 종교미술은 로마의 제국예술에서 여러 요소들을 차용함으로써 기독교 초기부터 일찌감치 발전할 수 있었다. 왕좌에 앉아 정면을 바라보고 있는 황제와 집정관들의 포즈는 '옥좌에 앉은' 예수그리스도와 동정녀 마리아를 표현할 때 적용됐고, 황제를 둘러쌌던 후광은 성인들이 그대로 물려받았다.
  하지만 중세를 지나면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이 과정은 거의 대부분 반대 방향으로 흘러 왔는데, 종교적 형식들을 세속적 용도를 위해 채택하거나 적용했다는 의미에서 긴 '세속화' 과정이었다고 볼 수 있다. 영국 의사당에 있는, 왕좌에 앉은 리처드 2세의 그림은 예수 그리스도를 본떠 제작된 것으로 세속에서 종교로, 다시 종교에서 세속으로 이어지는 순환을 마무리짓는 의미가 있다. 프랑스 혁명 직후 왕당파에서 제작한 판화는 세속화를 더 극적으로 보여주고 있는데 [두 번째 골고다 언덕](1792)이라는 제목의 이 판화에는 얼마 전 단두대에서 참수 당한 루이(Louis) 16세가 십자가에 달려 있는 모습으로 묘사되고 있다. ...



[이미지의 문화사 : 역사는 미술과 어떻게 만나는가], 피터 버크, 박광식 옮김, 심산, 2005




배경지식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흥미롭게 볼 수 있었지만, 역시 그런 무지함이 발목을 잡으면서 한계에 부딫혔습니다. Orz 이 부분을 보다보니 [스파이더 맨 3]에 나오는 윌렘 데포 초상화가 뜬금 없이 생각나서 밑줄 그어봤습니다. :-)




p.s. 아래는 본문에서 언급된 리처드 2세의 초상화(로 짐작되는 그림. 맞는지 모르겠어요). 정말 예수 그리스도 같네요. ^^

이미지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