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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 사랑은 종합사탕 봉지 속의 다양한 사탕 같은 것

flipside 2023. 5. 13. 11:04

2007/06/08 00:11

 

... 계단을 오르는데 문득 하나의 이미지가 떠올랐다. 그렇다면 사랑은 돌아가면서 하나씩 꺼내 먹는 종합사탕 봉지 속의 다양한 사탕 같은 것이고 우리는 사탕을 맛보듯 사랑도 이것저것 맛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혀에 톡 쏘는 맛을 남기는 것, 밤의 향기를 일깨우는 것, 속이 쓸개처럼 쓴 것, 꿀과 독을 섞은 것, 금방 삼키게 되는 것, 그리고 평범한 눈깔사탕과 박하사탕 틈에 희귀한 것들도 섞여있다. 독바늘로 심장을 찌르는 것들 한두 알과 평온과 부드러운 기쁨을 주는 것. 지금 그의 손은 그 평온과 부드러운 기쁨의 사탕을 집으려하고 있는 것일까?


[시핑뉴스] 중에서, 애니 프루, 민승남 옮김, 미디어2.0, 2007




영화를 보기 전에 읽어보는 것이 좋겠다 싶어서 읽기 시작했는데 꽤 두껍더라구요. 바다와 뉴퍼들랜드 풍광, 뱃사람들의 삶과 배에 대한 묘사가 책의 어느 부분을 펼쳐도 나오는 통에 모르는 내용이나 묘사에 대해서는 쉽게 아 그런게 있나보다 하고 넘어가곤 하는 제 독서법과는 맞지 않았는데, 그런 묘사들이 그냥 묘사가 아니라 책 전체랑 딱 달라붙어서 줄거리만 냉큼 끄집어 낼 수가 없었습니다. [브로크백 마운틴] 같은 단편은 역시 그냥 나온게 아니었어요. 소설은 우울하고 격랑 속 같은 분위기에서 시작해서 따뜻하고 잔잔한 바다로 나가는 식인데 위에 밑줄 친 부분을 보시면 이 소설이 어떤 방향으로 나가는 지 감을 잡으실 수 있을 겁니다. 인생이란 어떤 건지 궁금해... 라는 질문에 대해 이렇게 생각해볼 수도 있지 않아? 하고 말을 걸어주는 친구 같은 책이라고 말하고 싶은데 많이들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




p.s 원서 표지. 국내판 표지도 멋집니다~


p.s. 영화는 아직 못봤지만 줄리언 무어나 쥬디 덴치는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리는 캐스팅 같은데, 아무리 생각해도 주인공 쿼일은 필립 세이무어 호프먼 같은 사람이 했어야 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스페이시 아저씨씨는 쿼일역 하기에 넘 날씬한것 같아요.


p.s. 책 정가가 13,800원인데 갈피끈도 없다니 너무하삼 미디어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