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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 이제는 상황이 다릅니다

flipside 2023. 5. 13. 11:08

2007/06/15 00:18

 

앤디님의 뭐가 어때서?에 깊은 공감을 표시하면서 밑줄 하나~




50대 초반의 엄마인 주디 업존은 골수 페미니스트로 작가 일을 하며 중고등학교 과정의 대안 학교를 시작했다. 그녀에게 현재 10대 소녀들에게 물려준 것이 뭐라고 생각하는지 물었더니, 주디는 다음과 같이 감동적이고 설득력 있는 이메일 답신을 보내왔다.




"지금 딸을 가진 엄마들은 진정한 의미에서는 자유스러운 게 아닙니디. 우리는 다 팽개치고 나서서 자유를 요구했어요. 우리만 해도 아마 우리 어머니 세대보다는 기회가 더 많았을지 몰라요. 그래도 여자라는 이유로 여전히 배척당하고 제약을 받아야 했습니다.
  우리 세대도 페미니즘 운동을 통해 덕을 봤을 수 있어요. 하지만 이미 어릴 때부터(숙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는 등) 무의식적으로 고정관념에 짓눌려 있습니다. 또 요리, 청소, 바느질, 다림질, 육아 등 온갖 일을 다하면서도 아버지의 직장상사가 집에 놀러 오는 날이면 말끔하게 단장할 줄 아는 어머니들의 대단한 능력을 보고 기가 질렸지요. 우리는 단추 하나달 줄 모르던 때였으니까요. 우리는 여전히 얽매여 있었습니다. 우리는 도대체 누구였을까요? 그러다 보니 남장을 한 강한 여자들이 등장했습니다. 남자와 여성스러움을 거부하게 됐고, 가정을 거부하게 됐고, 또 슈퍼맘을 거부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확연히 분류된 몇 안 되는 부류 중 하나에 자신을 끼워 맞추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제는 상황이 다릅니다. 시위와 거부로 밑어붙이며 투쟁한 결과 우리의 딸들은 진짜 자유로운 선택의 기회를 가진 세대가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 아이들은 오직 순응이나 아니면 반항 중에서 고를 필요가 없습니다. 또 굳이 자기 엄마와 다른 사람이 되기 위해 애쓸 필요도 없고요. 그러니 20대, 30대, 40대에 새삼스럽게 자아를 찾으러 나서지 않아도 되지요. 우리 세대 여성들은 갈등을 견뎌냈고 그를 통해 더 강해졌습니다. 그렇다고 우리 딸들까지 억압이든 어쩔 수 없는 반항이든 그런 일들을 겪에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이제 그 아이들은 우리 세대처럼 반항과 저항이라는 엄격한 외골수의 원칙에 맞춰 살 필요가 없습니다. 이제 그 아이들의 인생에는 꽉 막힌 장벽도 없고, 우리가 상상할 수 없었던 모든 가능성으로 차 있습니다. 지금 아이들은 아주 섹시하고 상냥하고 미소를 잃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용접기사도 할 수 있고, 회사 사장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알파걸 : 새로운 여자의 탄생] 중에서, 댄 킨들런, 최정숙 옮김, 미래의 창, 2007




p.s. 원서표지. 국내표지도 나쁘지 않지만 원서표지가 더 낫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