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와 나 사이의 거리
2007/05/25 10:22
오늘 [중앙일보] 1면에 대문짝만하게 실린 100억 들인 모델하우스 `투기 부르니 문 닫아라` 기사를 보고 딱 처음 든 생각은 "모델하우스 하나 짓는데 100억이나 드는구나!"였다. 겉에서 보기만 했을 뿐 모델하우스를 찬찬히 구경해 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모델하우스 하면 가건물처럼 조립했다 철거하거나 가난한 연인들이 모델하우스에서 하룻밤을 지새우는 이야기를 떠올렸는데 이 기사 제목 보고 내 생각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혹시나 해서 기사에 100억 모델하우스에 대한 분석이나 문제점이 거론된 것이 있나 봤는데 예의상 균형을 위한 언급도 한 줄 없다. 데스크나 기자들은 이 제목 "100억 들인 모델하우스"에는 독자들이 전혀 의문을 품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걸까? 아니면 모델하우스에 그 정도 돈 들이는 것은 상식이라서 그런 것일까? 답을 모르겠다.
예전에 방송보도론 관련 수업시간에 교수님이 연탄에 대해 물어보면서 "늬들 요즘 연탄에 대한 기사가 왜 없는지 아나?"하고 물어보신적이 있었다. 다들 이제 연탄 많이 안쓰니까 그런거 아닌가요 했는데 아니란다.. 줄긴했지만 연탄 많이 생산되고 많이들 쓴단다. 연탄값, 연탄 관련 문제에 대한 기사가 없는 이유는 이제 기자들이 연탄 안쓰고 가스나 기름보일러, 중앙난방식에 살기 때문이라고 답해 주셨다. Orz 기본적으로 점점 기자와 나 사이의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그대로 있는데 기자가 멀어지는 것 같기도 하고 기자는 그대로인데 내 삶의 질이 점점 떨어지고 ㅡ.ㅡ 있는 것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