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line

[밑줄] 뭐, 나라고 젊었을 때 잘했나

flipside 2023. 5. 15. 01:00

2008/05/17 22:37

 

최광희    젊은 배우들과도 활동을 많이 하시는데 젊은 배우들 중에 짜증나는 경우는 없습니까?


신구    잘하는 애들이 너무 많아. 각자 공부하고 왔겠지만 그 나이에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건 대단한 거야. 자라온 시간이나 세대 자체가 우리랑 완전히 달라. 주로 80년대 이후에 출생한 세대들. 걔네는 눈뜨면서 인터넷이나 비디오, 그림 이런 것들에 둘러싸여 자랐잖아. 우리는 세상에 전차 다니고 볼 것도 없었는데. 감성이랄까, 이런 게 굉장히 발달돼 있는 거라고. 사회 영향이 큰 것 같아.


최광희    그렇다면 후배들의 연기에 대해 별 말씀 안 하시는 편이겠네요.


신구    그 친구들이 상의해오면 그때 내 의견을 말할 뿐이지. 내가 감독하고 얘기해서 연기가 마음에 안 든다고 지시하거나 그러진 않아. 그런 태도가 애들한테 관심이 없다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그건 이미 감독하고 상의가 됐고 자기들도 충분히 공부해서 체득하고 왔는데 내가 취향에 안 맞는다고 그러면 안 되지. 나는 이 친구, 저 친구에게 지시하거나 하지 않아.


최광희    선생님 연세 정도 되면 젊은 애들이 답답해 보이고 그러진 않으신지요.


신구    젊은 애들이 문제다, 이런 말은 공자 시대에도 있었어. 젊으니까 시행착오도 있고 그게 미덕일 수도 있도, 고쳐가면서 받아들이는 감수성이나 발전 가능성이 좋다는거야, 요즘 애들은. 뭐, 나라고 젊었을 때 잘했나.



"토크 2.1 신구"중에서, [필름2.0] 제388호 2008년 05월 20일~27일




사당역에서 [필름2.0]을 사서 이 인터뷰를 읽기 시작해서 마지막줄을 읽고 나니 강남역이었습니다. 인터뷰를 읽는 한 10분 동안 안내 방송도 안들리고 읽는 재미에 푹 빠졌네요. 나이가 얼마가 됐든 캐릭터를 연구한다는 답변이나 [8월의 크리스마스]의 아버지보다는 [반칙왕]의 아버지가 실제와 더 가깝다는 부분("[반칙왕]에서 송강호 보면 아버지가 그럴 수 밖에 없잖아.[웃음]"), 그리고 위에 밑줄 그은 부분 등 모든 답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매일 반주삼아 소주를 한 병씩 드신다는데 계속 건강하게 좋은 작품 많이 출연해주시면 좋겠어요.




p.s. [방울토마토] 꼭 봐야겠네요. ^.^ 아래는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스틸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