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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 그토록 아름다운 여자는 내 평생 처음이었다

flipside 2023. 5. 15. 01:23

2008/09/26 13:50

 

... 잠시 머릿속이 하얘졌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간 꿈꿔 오던 만큼이나 그녀는 아름다웠다. 그토록 아름다운 여자는 내 평생 처음이었다. 하지만 예상보다는 나이가 들어 보였다 - 나이 들고 피곤해 보였다. 고요한 얼굴 뒤에 무어라 말할 수 없는 지친 기색이 비쳤다. 눈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처음엔 얼마나 강렬한 눈빛인지 미처 깨닫지 못했다. 무심하게 쳐다보는 눈길이었다. 윤기나는 검은 머리는 어깨까지 내려와 부드러운 우아함으로 그녀의 얼굴을 감쌌다. 섬세한 눈썹 아래로 그녀는 나를 가만히 보면 대답을 기다렸다. 똑같은 질문을 다시 받은 후에야 나는 겨우 입을 열 수 있었다. ...


[연기로 그린 초상]중에서, 빌 S. 밸린저, 최내현 옮김, 북스피어, 2008




[이와 손톱]을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어느 정도 믿음을 갖고 읽기 시작했는데 역시 재미있네요. :) 이야기 줄거리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환야]를 떠올리게 하는데, 1950년 출간된 작품이라는 것을 보면 이런 류의 이야기(팜므파탈)는 시대의 흐름을 빗겨가나 봅니다. 중간에 보면 금주법으로 술을 먹기위해 주경계 지역을 가는 이야기나 달러가치가 지금이랑은 다르구나~ 하는 정도가 옛날 작품임을 알려줄 뿐 이야기의 전개나 짜임새는 전혀 낡지 않았습니다. 재미있는 소설을 읽고 싶으신 분들이나 [환야] 재미있게 보신 분들에게는 적극 추천입니다~ :-)




p.s. 아를린 달(Arlene Dahl)을 주인공으로 영화화 된 적이 있네요. 이 역할에 딱이었을듯 합니다. 영화속 한 장면은 아니지만 아를린 달 사진 한장~

[출처]


p.s. 추가로 찾아보니 옛날 영화(1957년)지만 예고편이 있네요. : Wicked As They Come - (Original Trai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