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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 한 번 발이 멈춰버리면 그 후엔 점점 저쪽 세계로 가버릴 테니까

flipside 2023. 5. 17. 22:07

2010/03/04 10:07

 

"요노스케."
"응?"
"춤춰라."
"어?"
"춤을 추라니까. 젊은 시절에."
"뭐, 뭐라고?"
"왜 춤을 추나 하는 의미 따윈 생각하면 안 될 거야, 틀림없어. 한 번 발이 멈춰버리면 그 후엔 점점 저쪽 세계로 가버릴 테니까."
"저쪽이라니?"
"저쪽이 저쪽이지 뭐야. 너도 곧 알게 돼."
기요시가 책을 탁 덮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 요노스케."
"응?"
"내 말 명심해, 춤을 춰야 해."
"아아, 춤춰, 추고 있어."
살짝 성가시기도 해서 요노스케는 그렇게 대답했다.
"야,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알기나 해?"
"알아. 춤추라며?"
"그런데?"
"그래서 춤추고 있다니까. 걱정할 것 없어."
기요시가 이불에서 몸을 일으키더니 요노스케를 쳐다봤다.
"나 실은 삼바 동아리에 들었거든."
"뭐?"
"아 글쎄, 삼바 동아리 들었다니까. 그래서 춤춘다고."
"삼바?"
"그래."
"왜?"
"그냥 어쩌다 흘러가는 분위기에."
"그냥 어쩌다 흘러가는 분위기에……? 대체 뭐가 어떻게 흘렀기에 삼바 동아리 같은 델 들었어?"
"얘기 꺼내면 길어."



[요노스케 이야기] 중에서, 요시다 슈이치, 이영미 옮김, 은행나무, 2009




전 요시다 슈이치빠니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합니다. ^^ 이 책도 좋지만 아직까지 개인적인 1위는 [악인]이군요.




p.s. 이 책 읽고나니 예전에 호기심에 사둔 [호색일대남]도 읽어볼까 하는 생각이... *_*


p.s. 번역본과 원서표지. 원제는 주인공 이름인 요코미치 요노스케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