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line

[밑줄] 이해관계

flipside 2023. 5. 17. 22:21

2010/01/04 23:08

 

... 근본적인 지식이 분리의 지식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파라켈수스 자신의 인생 경험과 기이하게도 들어맞는다. 그의 삶은 여러 공동체로부터의 분리로 점철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잘츠부르크를 떠나 스트라스부르로 갔고, 그곳의 1526년 시민 명부에 등장한다. 이듬해인 1527년에는 바젤로 불려가, 시의(市醫)이자 대학 강사가 되었는데, 이는 많은 의사들이 포기한 환자를 치료하는 데 성공한 덕분이었다.(1527년 초 바젤의 유명한 출판업자 요하네스 프로벤은 다리에 괴저가 생겼는데, 다른 의사들은 모두 절단 수술을 권했으나 파라켈수스는 외과 수술 없이 병을 고쳤다고 한다.) 라틴어로 강의를 하는 한편, 그는 독일어로도 강의를 했다. 이런 언어적 혁신 외에도 그는 전통 의학의 권위들을 무시했기 때문에(가령 그들의 책을 태운다든가). 바젤 의사회와 날카롭게 충돌하게 되었고 결국 1528년에는 바젤을 몰래 떠나야만 했다. 그 직후 뉘른베르크에는 매독에 관한 두 편의 저작이 나타나는데, 거기에는 유창목을 약으로 쓰는데 반대하면서 그 대신 수은을 포함하는 치료법을 추천했다. 이 또한 구식 치료법에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자들, 따라서 잃을 것이 있는 자들에게는 마땅찮은 것이었다. 수은 치료법에 관한 저작 출간은 라이프치히 의과대학의 교수진에 의해 저지되고 말았다. 학장은 푸거 가(家)의 절친한 벗으로서, 이 가문은 남아메리카의 유창목을 수입하는 독점권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


[지식의 증류-연금술, 화학, 그리고 과학혁명], 브루스 T. 모런, 최애리 옮김, 지호, 2006




과학책을 읽어도 이런 부분만 눈에 쏙 들어오네요. ^^;;; 연금술에 혹하고, 입문서라기에 술술 읽히나 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읽다가 어려워서 2번째 읽고 있는 중입니다. Orz 정말 잘 씌여진 책이라는 것은 알겠는데 아는 것이 없으니... 흑흑




p.s. 번역본과 원서표지. 번역본 표지 디자인은 오필민~

p.s. 우리나라 책 중에서는 보기드물게 색인이 충실하게 잘 되어 있어요. 원서의 색인을 그대로 가져온 것 같은데 전체 350쪽 중 18페이지가 색인이에요~ 우앙 :-) 아래는 원서와 번역서의 보일(Robert Boyle) 색인 중 일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