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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 환자의 시간

flipside 2023. 5. 18. 20:01

2010/10/28 23:39

 

... 대개 입원 직후의 환자에게는 방문객이 많다. 가족, 친척, 친구, 이웃. 그 수는 보름이 지나고 한 달이 지나는 가운데 눈에 띄게 줄어든다. 그걸 나무랄 마음은 안 든다. 환자의 시간은 입원한 시점에서 멈춘다. 그러나 주위 사람에게는 지금까지와 똑같은 시간이 흐른다.
  정상적인 일상은, 그 바깥에 있는 인간과의 과잉된 관계를 허용하지 않는다. 학교도 있거니와 회사도 있다. 식사를 차리지 않으면 안 되고 청소도 해야 한다. 가끔은 이불도 널어야 한다. 가만히 누워 있으면 식사가 나오고 모르는 사이 쓰레기가 치워지고 검사받는 동안 시트를 갈아주는 입원환자와는 다르다.



"반딧불이"중에서, [모먼트], 혼다 다카요시, 이기웅 옮김, 예담, 2010




[파인데이즈]이후 2번째 읽은 혼다 다카요시 소설. 작가이름을 까먹고 읽다가 "어라? 이 소설 지난번에 읽은 거랑 비슷한 분위기네?"했는데 같은 작가였습니다. -_-; 병원을 배경으로 하는 4편을 담고 있는데 이렇게 밑줄 그은 것 같은 대목이 있어 눈에 띄었습니다. 두 작품 모두 좋았지만 - 개인적으로는 [파인데이즈]쪽이 더 좋았지만 - 매력적인 주인공이 나온다는 면에서는 [모먼트]쪽 손을 들어주고 싶네요. 역자의 말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모먼트]의 영화화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말이 있는데 정말 영화화 되었음 좋겠어요. *_*)/




p.s. 번역본과 원서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