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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증인 | 이두용

flipside 2023. 5. 20. 20:31

2006/01/21 23:05

 


월요일 출근 길이면 [필름2.0]이나 [무비위크] 중 하나를 골라 출퇴근길에 읽는데 지난주던가 지지난주던가 이두용 감독의 [최후의 증인]이라는 작품에 대한 찬사를 담은 기사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잠깐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잠시뿐. 내가 안 본 명작/걸작이 한두 편이던가 ㅡ.ㅡ 하고 넘어가려고 그랬는데 sabbath님의 이글루에 들렀다가 해당 영화에 대한 포스트를 읽고 나서 꼭 봐야지 마음 먹고 오늘 한국영상자료원을 향했습니다.


결과는 참 잘갔다는 생각입니다. 154분이라는 시간과 어느정도 내용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지루하지 않더군요. 영화에 폭 빠져있다 보니 어느덧 영화 끝이었답니다. 중간 중간 시대가 다른 탓에 웃음이 나오는 장면도 있었고, 요즘 TV에서 중년 이후 연기를 하고 있는 연기자의 - 예를 들어 한혜숙씨의 연기를 보다보니 [하늘이시여]가 떠오르더군요 ^^ - 모습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제가 워낙 줄거리를 따라 영화를 보는 스타일이라 영화가 짜임새가 있고 인과관계가 확실하면 좋아하는데 [최후의 증인]은 적절한 플래시백도 매끄럽고 이야기의 흐름에도 무리한 설명이 거의 없어 전체적인 이야기가 탄탄하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이미 다른 분들도 많이 언급했지만 하명중, 최불암, 정윤희 등 배우들의 연기는 최고였구요. 개인적으로는 황바우(최불암 역)의 누님 역으로 나온 분의 연기가 너무 자연스러워 기억에 남습니다. 그리고 중간에 바우님의 유서를 창으로 처리 한 것도 신선하고 잘 어울렸습니다.(여기서 많이 울컥 했습니다.)


포스트에 올릴 만한 이미지가 없을까 해서 한국영상자료원 사이트에 가보니 게시판에 "최후의 증인 재상영 계획 알고 싶습니다"라는 글이 올라와 있네요. ^^ 혹시 저처럼 볼까 말까 망설였던 분이 있으시다면 다음번에 기회가 생기면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영화 내용을 생각하면 우울하지만 이렇게 좋은 영화를 본 날은 웬지 하루를 알차게 보낸 것 같아 즐겁습니다.




이글루스에서


- sabbath님의 포스트 : 최후의 증인(1980)
- 쏘닉님의 포스트 : 최후의 증인 / 김성종


[필름2.0]에서


- '최후의 증인' 이두용 감독 인터뷰
- 걸작 '최후의 증인'과 이두용의 영화세계






p.s. 처음 시작할 때 잘 봤는데 김소희, 안숙선, 이생강, 작곡가 김희갑 등 쟁쟁한 이름도 많이 눈에 띄더군요.


p.s. 하나 궁금했던건 빨치산 대장으로 자수했다가 풀려난 강만호의 아들이 공공기관이라 할 수 있는 우체국에서 근무하고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써놓고 보니 제가 너무 도식화해서 생각한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