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다슈이치 16

요시다 슈이치 사인회 후기

2009/03/29 23:10 오늘 오후 광화문 교보문고에 있었던 요시다 슈이치 사인회에 다녀왔습니다. ^^v 사인회 제목은 최근 은행나무에서 출간한 [사랑을 말해줘] 발간기념 형식을 띄고 있지만, 이번 방한은 "교보문고와 대산문화재단 및 일본국제교류기금의 초청"으로 내일(30일) [악인]과 [캐러멜 팝콘]으로 일본국제교류기금에서 주최하는 제2회 보라나비저작 번역상을 수상한 이영미 번역가의 수상식 참석 및 낭독회의 일환이라고 합니다. [보도자료 참조] 대부분 도서관에서 빌려 읽고, 그나마 샀던 요시다 슈이치 번역서는 다른 사람에게 주고, 애장본으로 가지고 있으리라 했던 노란색 표지의 [파크라이프] 일본어판 양장본도 선물을 한 터라 제가 가진 요시다 슈이치 책이 한 권도 없어서 ㅠㅠ 사인받을 책으로 [퍼레..

book 2023.06.04

캐러멜 팝콘 | 요시다 슈이치

2006/12/31 18:15 [책을 읽고 나서] 재팬라이프라는 사이트의 요시다 슈이치에 대한 프로필을 보면 "요시다의 작품을 읽다 보면 나도 작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만큼 평범한 언어로 금방이라도 옆에서 벌어질 것 같은 일상을 담백하게 그려낸다. 그러나 어느새 '이 사람이 다 썼으니 나는 쓸 게 없겠구나!'하는 생각이 들게 할 만큼 그의 섬세한 묘사에 탄복하게 만든다. 평범한 듯 보이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주인공을 통해 그려내는 리얼한 현실. 그리고 그것을 넘어서는 판타지에 가까운 간절한 희망이 독자들의 마음을 잡아내는 작가이다."라고 되어있다. 90% 동감! 10%는 요시다 슈이치의 작품을 읽으면 읽을 수록 그의 작품이 평범하지 않다는 생각이 점점 크게 들기 때문이다. 요시다 슈이치..

book 2023.05.31

거짓말의 거짓말 | 요시다 슈이치

2006/11/11 17:17 [책을 읽고 나서] 언제나처럼 일상과 일상의 흐름에 대한 요시다 슈이치식 해석이 돋보이는 단편집. 연작단편집이긴하지만 각기 독립성이 강한편이다. 많이들 아래 밑줄 그은 부분이 있는 "휴게소 주차장"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봄, 바니스에서"와 그것과 연결된 "그와 그녀의 거짓말"이 제일 좋았다. 특히 "그와 그녀의 거짓말"은 재미도 있고 감정의 묘사도 치밀한 단편이었는데 편집자가 제목을 "거짓말의 거짓말"로 정한것을 보면 이 단편을 그냥 나만 좋아한 것은 아니구 ^^ 하는 안심이 든다. 이 책 전에 국내 발간된 [랜드마크]를 읽고 음.... 했던 사람들은 특히 반가워할 작품. 책의 내용과 관련없이 한마디 덧붙이면 1권으로 묶기에는 분량이 너무 적었다는 점...

book 2023.05.31

일요일들 | 요시다 슈이치

2006/02/23 23:39 [책을 읽고 나서] 처음 읽었던 요시다 슈이치의 소설은 [파크라이프]였다. 재미있는 표지의 작품이었는데 스타벅스에 대한 묘사가 기억에 남았다. 그 다음은 [퍼레이드]였는데, 그때 썼던 글을 보니 "심각하지 않고 재미있으면서 심각한 주제도 잘 전달하는" 작가라고 감상을 썼었다. 그리고는 [동경만경]. 드라마까지 찾아볼 정도로 - 하지만 소설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드라마에는 실망했다 - 재미있게 봤다.(나는 연애소설을 좋아한다 ^^) 최근에 본 것이 [7월 24일 거리]였는데 준연애소설이라고 할 수 있지만 현대인들에 대한 이야기도 만만치 않아서 무척 흥미롭게 읽었다. 이틀전 회사동료분이 빌려줘서 오늘 다 읽게된 [일요일들]은 다시 [퍼레이드]때로 돌아간 작품같은데 예상대로 재미..

book 2023.05.30

워터 | 요시다 슈이치

2006/04/09 21:08 [책을 읽고 나서] 원서 표지를 찾다가 발견한 한 일본 블로그에는 요시다 슈이치를 "분야가 다른 순수 문학과 대중 문학의 양쪽 모두의 세계에서 평가되는 작가도 많지 않지만 존재하는 것은 확실하다. 그 얼마 안되는 작가 중 한 명이 요시다 슈이치이다."라고 쓰고 있다. 이 평가는 아마도 판이하게 다른 "워터"와 "최후의 아들"을 수록한 [워터]에 가장 잘 어울릴 법 한 이야기인데 발랄한 4명의 고등학교 수영부 학생들을 주인공으로 경쾌하고 읽는 재미와 (긍정적인 뜻으로) 가벼운 느낌을 주는 "워터"와 동성애자를 주인공으로 조금 실험적인 구성에 무거운 느낌을 주는 결론을 맺고 있는 "최후의 아들"은 이러한 요시다 슈이치의 재능을 확실히 드러내고 있는 것 같다. 쉽게 빠져들기 시작..

book 2023.05.30

동경만경 | 요시다 슈이치

2005/03/20 11:12 [책을 읽고 나서] 요시다 슈이치의 다른 작품인 [퍼레이드]와 [파크라이프]를 읽으면서 참 독특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미묘하게 전혀 특이 하지 않은 이야기이지만 특이하다는 느낌. [동경만경]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었다. 예를 들어 요시다 슈이치는 A라는 상황에서 B라는 상황으로 넘어가는데 그것을 읽다보면 "아니 왜 C로 안가고 B로 가는거야? 참 특이하지만 재미있네..."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다른 작가의 소설에서 A라는 상황에서 C로 간다면 "왜 B로 안가는 거야?"라는 생각은 들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작품의 마지막 장면에 대해서도 그런 느낌, "아니 결국은 이렇게 끝나면 어쩌자는거야!"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개인적으로는 모두 6장으로 이뤄진 소설 중 5장이 끝으로..

book 2023.05.28

[밑줄] 뒹굴거리면서 창밖의 하늘을 바라보죠

2010/04/27 23:30 "이마이 씨는 쉬는 날엔 뭐 하세요?" 언제였을까, 흡연실에서 우연히 마주친 다테노가 물었다. 허세를 부려봤자 별 소용도 없을 듯 해서 "특별히 볼일이 없는 날은 빨래하고 청소하고 책 좀 읽다 보면 금세 저녁때니까 반찬거리 사러 나가고……"라느니 어쩌느니 대답하는데, 무슨 생각이었는지 갑자기 진지해진 표정으로 다테노가 물었다. "성희롱이라고 각오하고 묻겠는데요. 혹시 지금 사귀는 사람 없어요?" 흡연실에는 다른 부서 사람들도 몇 명 쯤 있었다. 우리 목소리가 들렸는지 안 들렸는지 알 수 없지만 다테노의 질문에 별다른 의미가 없다는 것만은 분명했다. "그래, 없어." 내가 스스럼없이 선뜻 대답하자 다테노는 "아하"하고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내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근데 ..

underline 2023.05.17

[밑줄] 한 번 발이 멈춰버리면 그 후엔 점점 저쪽 세계로 가버릴 테니까

2010/03/04 10:07 "요노스케." "응?" "춤춰라." "어?" "춤을 추라니까. 젊은 시절에." "뭐, 뭐라고?" "왜 춤을 추나 하는 의미 따윈 생각하면 안 될 거야, 틀림없어. 한 번 발이 멈춰버리면 그 후엔 점점 저쪽 세계로 가버릴 테니까." "저쪽이라니?" "저쪽이 저쪽이지 뭐야. 너도 곧 알게 돼." 기요시가 책을 탁 덮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 요노스케." "응?" "내 말 명심해, 춤을 춰야 해." "아아, 춤춰, 추고 있어." 살짝 성가시기도 해서 요노스케는 그렇게 대답했다. "야,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알기나 해?" "알아. 춤추라며?" "그런데?" "그래서 춤추고 있다니까. 걱정할 것 없어." 기요시가 이불에서 몸을 일으키더니 요노스케를 쳐다봤다. "나 실은 삼바..

underline 2023.05.17

[밑줄] 눈물이란 건, 비가 아니라 맑은 날과 비슷한 것 같다

2008/11/06 00:58 아무튼 잘 우는 여자였다. 고아들을 다룬 심야 TV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울고, 100만 부나 팔린 그림책을 읽으면서도 울고, 심지어는 자기가 사놓은 조각 케이크를 내가 맘대로 먹었다며 울었다. "케이크 같은 걸로 울지 좀 마. 보기 싫어,."라고 하면 "같이 먹으려고 사 온 건데. 어떻게 두 조각을 혼자 다 먹어."하며 억울하다는 듯 눈에서 굵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 "사 올게. 역 앞 제과점이지?" "아니야. 신주쿠 이세탄 지하야." "신주쿠? 아니, 왜 그렇게 먼 데서 케이크를 사 오냐?" "맛있으니까 그렇지!" "아, 그래, 확실히 맛은 있더라." 눈물이란 건, 비가 아니라 맑은 날과 비슷한 것 같다. 예를들어 사흘 내내 비가 내리면, "뭐야? 오늘도 비야?"하고 지긋..

underline 2023.05.16

[밑줄] 요즘 아무하고도 말 안 했어

2008/06/03 00:22 '요즘 아무하고도 말 안 했어.' 아래를 내려다보니 그렇게 씌어 있었다. 받은 내용이 아니라, 자기가 자기 손가락으로 무의식적으로 찍은 문장이었다. 유이치는 얼른 지워버리려다 '일하는 곳과 집만 왕복할 뿐'이라고 덧붙이고, 잠시 망설이다가 보냈다. 지금까지 외롭다고 느껴본 적은 없었다. 외롭다는 게 어떤 건지 몰랐다. 그런데 그날 밤을 고비로 이제는 외로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외롭다는 것은 누군가 자기 이야기를 들어주길 간절히 바라는 기분일지도 모른다고 유이치는 생각했다. 지금까지는 누군가에게 하고 싶은 얘기 같은 건 없었다. 그러나 지금 자기에게는 그런 이야기가 있다. 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누군가를 만나고 싶었다. ... [악인]중에서, 요시다 슈이치, 이영미 옮김,..

underline 2023.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