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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후花 | 장이모우

flipside 2023. 5. 22. 19:41

2007/01/28 21:35

 

예전에 한 외국인과 채팅을 하다가 세익스피어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영어권에 살던 상대는 세익스피어의 작품이 너무 잔인하고, 음모가 넘치며, 근친상간, 독살, 음해, 친족살해 등등 아이들의 정서함양에 얼마나 위험한 책인지 모른다며 농담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뭐 우리는 고등학교 논술필독서로 온갖 술수와 음모가 난무하는 [삼국지]를 읽고 있으니 피장파장이 아닌가 싶지만 ^^;;)


장이모우의 [황후화]는 그런 의미에서 위에 언급한 세익스피어의 비극이 담고있는 주제의 축약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그래서 종합적인 의미에서 18세이상 관람가를 받은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생각만큼 잔인하거나 에로틱하지는 않거든요.) 하지만 [맥베스]나 [리어왕]만큼 이야기가 탄탄하지 않은 탓에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라고 말하고 싶은 이유는 화려한 의상과 미술, 대규모 인원이 동원된 몇 몇 장면과 배우에게 돌려야 할 것 같습니다. 이미 예고편이나 포스터에 보여지듯 장신구, 옷, 궁전 등등 영화에 황금색이 넘치고 흘러서 중간 중간 나오는 궁궐밖 장면도 꽤 멋짐에도 불구하고 초라하게 느껴집니다. ^^ 초반 궁녀들의 기상부터 환영식, 전쟁장면에 이어지는 대규모 군중장면도 눈에 들어오고요. 하지만 이 모든 것보다 좋았던 것은 공리를 큰 스크린에서 본다는 점 *_* 이름 올라갈 때 보니 주윤발과 공리가 나란히 나오는데, 확실히 공리가 눈에 띄더군요.


엉뚱한 상상이지만 리안 감독이 [아이스 스톰]을 만들었던 내공으로 황실가족사의 어두운면을 파고들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황금색의 찬란함과 압도적인 규모, 전제군주 황제권력의 힘(특히 마지막 청소 ㅡ_ㅡ 장면은 압권입니다~)을 시각화 하는 부분과 공리의 연기는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지만, 장이모우의 최고작은 [인생]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습니다. ^^





p.s. 위 이미지는 Curse of the Golden Flower 공식사이트에서 가져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