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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집 | 신태라

flipside 2023. 5. 23. 18:58

2007/06/23 15:08

 

아마 지금까지 읽었던 책 중에 가장 무서웠던 책은 뭐였냐고 물으신다면 잠깐 생각은 하겠지만 자연스럽게 기시 유스케의 [검은집]이라고 대답하겠습니다. 소설을 읽다보니 빠져들어서 마지막 부분이 되었을 때가 새벽 무렵이었는데 후반부 살벌한 장면묘사가 어찌나 무섭던지 덜덜덜... 했습니다. 그 책으로 사이코패스라는 말을 처음 들었고 이후 기시 유스케 작품을 찾아 읽게 되었지요. 그런 작품이 영화화 된다니 기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가 달려가서 봤습니다.


소설을 읽은 사람과 읽지 않은 사람의 평가가 확실히 갈라질 것 같은 생각인데, 이유는 단 하나 원작의 사치코(영화에서는 신이화라는 배역명에 유선이 맡았습니다)와 영화 속 인물이 너무 달라서였습니다. ㅠㅠ 소설을 읽으면서 공포를 느꼈던 것은 바로 사치코라 캐릭터의 존재 그 자체 때문이었는데 이야기의 부분부분이 원작과 조금씩 달라지고 하고자 이야기의 주제가 소설과는 차이가 나다 보니 아주 다른 캐릭터화 된 것 같더라구요. 이것은 유선의 연기가 부족했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 배우들의 연기에는 불만이 없어요. 오히려 전 기대했던 황정민 보다는 유선 연기가 더 좋았어요 - 기대한 것과 너무 달라진 것에 대한 투정이나 아쉬움의 표현입니다.


이 점을 감안한다면 올해 개봉한 공포/스릴러 영화 중에서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네요. 제 뒤에 앉은 제 나이또래의 여성 세 분 중에 한 분은 거의 눈을 가리시고 보시는지 중간 중간 이야기 줄거리에 대한 질문을 하시고 나지막한 비명에 괜히 봤다는 후회를 하시더군요.^^ 범인이 드러난 후에도 긴박감이 유지되었던 점도 그렇고 몇몇 잔혹한 장면도 매끄럽게 잘 나와서 좋았습니다.(아 이렇게 쓰니 이상하군요 ㅡ.ㅡ) 물론 초반부 제목 나올때는 멋진 화면으로 오프닝이 시작되다가 배우이름 나올때는 무성의한 디자인으로 일관했던 점과 후반부 옥상장면이 뭔가 좀 이상하고 어색했다는 점을 빼면 눈에 틜 정도로 이상한 부분도 없었구 여하간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워서 좋았습니다. 자 이제 다음 공포영화는 초기대작인 [디센트]입니다. ^^)/




p.s. 알고계시면 말씀해주삼!


1. 원작자가 카메오로 출연하는 장면은 잘린 건가요? 아니면 제가 놓힌 것입니까? 궁금해요 *.* 
2. 중간에 서류창고에서 상사는 왜 뭔가를 하다가 들킨 것처럼 어정쩡하게 있었던 건가요? 맥거핀이었나요?



p.s. 유선이 흥얼거리는 노래는 [아빠의 얼굴]이라는 노래인데 이 노래 가사를 곰곰히 검토해보니 원작/영화에 나오는 사치코의 작문 [그네의 꿈](여기서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과 비슷하게 감정을 말하는 어휘가 전혀 없네요. 단지 사실묘사뿐(날개달았다는게 이미 상상인가? 어쨌거나).... 이 노래 저도 흥얼거렸는데.... 덜덜덜


저작권에 문제가 있을지 몰라 가사 삭제합니다.


p.s. 영화포스터가 아니라 원서 표지인데 이게 더 무서워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