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7/14 22:56
11회가 되도록 못가봤던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드디어 다녀왔습니다. 원래 판타스틱 장르문학 북페어에 관심을 가지고 간 것이긴 하지만 ^^ 영화도 2편이나 보고왔답니다.
집에서 부천역까지는 버스가 있다고 해서 좋아라하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돌아돌아 가는 것이라 엄청 시간이 걸린다는 말을 듣고 포기하고 구로까지 가서 인천행 지하철을 타는 코스로 정했습니다. 밍기적 거리다가 늦게 출발해서 도착한 시간이 3시 30분이 넘은 시간이었습니다. 역에 도착하니 안내판이 반겨주더군요.


[필름2.0] 부록을 받은 프로그램북을 보면서 역에서 가장 가까운 상영관인 더젬존과 MMC에서 하는 영화를 골라봤는데 매진이 안되고 끌리는 영화가 5시는 할 하틀리 감독의 [페이 그림], 8시는 팡 형제의 [다이어리]라는 작품이었습니다. 친절한 자원봉사자분들의 안내로 쉽게 표를 끊고 각각 상영관에 가서 현장발매로 표를 샀습니다. 아래는 매표소 풍경과 표 사진.


표 구매가 끝나 한숨을 돌리면서 이벤트를 살펴봤습니다. 아래는 더젬존에서 볼 수 있는 이벤트 목록입니다~


먼저 나가이 고의 원화전시회. 제가 특별히 엄청난 팬은 아니지만 몇몇 알고 있는 작품을 보니 감회가 새롭더군요. *_* 아래는 입구에 있었던 글입니다.

2번째는 동아시아 특수분장의 세계로 영화에 사용되 특수분장들이 전시되었는데 사진촬영도 가능해서 몇 장 찍었습니다.(만 아무래도 블로그에 올리기는 좀 그래서 안내판만 올립니다. 개인적으로는 [올드보이]와 [해부학교실]에 나온 특수분장이 기억에 남더라구요. ^^)

그리고나서 찾아간 장르문학 북페어. 2개의 공간과 중간 매대에서 책 판매를 하고 있었는데 흑흑 너무 사고 싶은 것들이 많더라구요. 하지만 꾹 참고 ㅡ_ㅡ 사야지~ 하고 있었던 [잔학기] 한 권만 샀습니다. 균일가 판매전은 대부분 5,000원 균일가였는데 [리오우] 상/하권이 균일가 판매에 나온 모습을 보니 흑흑.. 역시 많이 안팔린 것이군요... 아래는 매대를 찍은 사진입니다. 북스피어의 모토가 맘에 드네요. ^^




책을 사니 립톤 녹차도 주고(녹차는 안사도 주시는 듯 ^^), 알라딘 할인권에 각 출판사의 홍보 메모지, 노트, 포스터를 한아름 안겨주시더군요. 저같이 공짜나 부록에 약한 사람들이 올지 어찌 아시고 이런 착한 이벤트를 *_* 하지만 책을 담아주신 봉투가 너무 커서 옆에 있는 SF소설 연보를 전시한 곳에서 잠깐 쉬면서 가방을 정리했습니다. 옛날 [학생과학]이랑 기억이 나는 책들이 전시되어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또 그 공간에는 장르감별법이 있어서 해봤는데 저는 H가 나오더라구요. 흠.. 온다 리쿠는 아무래도 저랑은 안 맞는 것 같았는데...


그러고 잠깐 있는데 영화제 자원봉사자 분이 오시더니 설문조사를 하신다고 하더라구요. 저야 5시 영화시작 시간까지 널널한 터라 바로 응했습니다. 1:1 인터뷰식으로 응답을 했는데 다 하고 나니 이쁜 핸드폰 고리를 주시지 뭡니까. 4,000원 짜리라는 귀뜸과 함께. 악. 너무 이뻐서 집에 오자마자 당장 달았습니다. 자랑샷 ^^V

영화시간이 되어서 첫번째 영화 [페이 그림]을 봤습니다. 매진인것 같더군요. 제게는 [아담과 스티브]에서 조연으로 기억되는 파커 포시가 주연을 맡았는데 원래 호감이 갔던 배우도 나오고 영화 줄거리도 스릴러적이 성격을 띄고 있어서 재미있더군요. 할 하틀리 감독 영화 필모그래피를 방금 살펴봤는데 제가 제대로 본 영화는 하나도 없으니 이 영화가 제가 본 할 하틀리 첫 영화인 셈입니다. :-) 아래는 영화 포스터~

2시간짜리 영화를 보고 나오니 7시가 조금 넘어서 다음 영화 시간인 8시까지 뭘하고 있을까 하다가 잠깐 부천역 주위를 걸어다녔습니다. 역 가까이 부천대학도 있어서 그런지 젊은이들도 많고 무척 번화하더군요. 하늘이 이뻐서 사진 몇 장 찍고 길가다 발견한 분식집에서 비빔국수 한그릇을 먹고 - 2,500원~ - 바로 2번째 영화를 보기위해 MMC로 향했습니다.


2번째 영화는 옥사이드 팡 감독의 [다이어리]라는 작품이었는데 상영시간이 86분임에도 아 너무 지루해.. 하면서 보다 보니 이야기가 제대로 다 끝나지도 않았는데 감독 이름이 나오지 뭡니까. *_* 악 이게 뭐야.. 했는데 그 이후로 이야기 마무리와 함께 반전을 준비해 놓았더군요. 오호... 나름 영상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반전의 묘미가 나쁘지 않아서 호평을 내리고 싶지만, 영화 끝나고 나올 때 관객의 반응은 썩 좋지 않은 것 같더라구요. 흠... [메신저]로 할리우드 입성하기 바로 전에 찍은 작품이라는 데 역시 깜짝 깜짝 놀라게 하는 장면이 심심치 않게 있어서 좋았습니다.

영화 입장전에 관객상 투표를 위해 용지를 나눠주었는데 나갈 때 이거 투표하는 것 때문에 입구에 정체가 생겨서 조금 짜증이 났습니다. 하지만 별을 뜯어내서 투표하는 방식은 재미있더라구요.

많이 가지는 않았지만 영화제 갈 때 마다 느끼는 것인데 어쩜 그렇게 자원봉사자분들은 다 친절한 것일까요? 처음 표 살때 제가 통로쪽 없을까요? 했더니 자리가 남는게 여기 밖에 없네요.. 하며 아쉬워 해주시던 분부터 입구에서 표를 받으시는 분, 성실하게 설문조사를 진행해 주시던 분, 셔틀 버스 앞에서 극장 안내 판을 들고 서 계시던 분, 극장 주변에서 프로그램을 나눠주시는 분들 하며 한 명 한 명 모두 열정적이며 친절하셔서 더운 날씨로 생긴 짜증이 확 날아가 버렸습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 07월 20일 막을 내리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면 아마 그건 다 자원봉사자분들이 각자 서 있는 자리에서 맡은 임무를 잘 해내셔서 그런 걸꺼야~ 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내일이나 제헌절... 한 번 더 가볼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