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9/26 12:58
처음에는 금파(채시라)의 이혼 후 자립이 중심이야기인줄 알고 보기 시작했는데 어찌 어찌 하다보니 재결합하고 시어머니와의 갈등이 주가 되었고, 윤택(지성)이 유학떠나고 - 출연 연장 안하기로 해서 줄거리가 바꿨다네요 - 은파(한가인)의 과거 동거/유산 사실이 밝혀지면서 모든 이야기의 중심이 한가인쪽으로 왔네요.
은파역을 맡은 한가인의 연기가 눈물샘을 자극하네 하는 신문기사가 났는데 과거 동거/유산사실이 그렇게 한 사람의 인생을 불행으로 몰아넣을 만큼 크게 작용하는 것인지 보고 있으면 - 제 기준으로 볼 때 - 짜증이 납니다. 등장인물의 대사를 보면 사람을 사귀고 사랑을 나누고 같이 자고 그런 것은 괜찮지만 애가 생겼거나 같이 동거한 것은 절대 이해할 수 없다... 뭐 그런 것 같은데 그 이야기를 들으면 요즘 청소년들의 패션문화에 대해 윤문식 아저씨가 "질질 끌고 다니는 바지 입고 다니는 것은 상관 없지만 제발 비오면 입고 다니지 말라"고 이야기한 것이 생각납니다. 얼핏 보면 관용적으로 보이지만 역시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은 똑같은 것이 아닌가 해요. 결국 그런 바지 입고 다니지 않으면(사귀기는 하되 잠만 안자면) 문제 없는거 아니냐... 이런 식으로요.
순결한 배우자를 찾는 사람이라면 예전 옥저에서 시행했다는 민며느리제를 부활시켜 어린 신부와 결혼을 해야할 것이고, 과거에 동거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철저하게 단속으로 해서 과거 사실이 알려지지 않게 하고 살던지 그래야 할 것 같아요. "은파가 불쌍해요!" 라는 식의 이야기들이 시청자 소감을 뒤덮고 있는데, 실제로 그런 동정심이 배우자의(특히 여자 배우자의) 순결을 문제 삼는 것의 정도를 어느만큼 희석시킬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p.s. [애정의 조건] OST 표지를 보면 채시라와 한가인을 압도할 정도로 지성의 사진이 크게 나왔네요.. 끌끌 이제 나오지도 않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