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1/26 23:23
지난 금요일에는 한국종합예술학교 음악원에서 있었던 크누아 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에 다녀왔습니다. 음악에 대해 평가할 만한 능력은 없어서 공연에 대한 이야기는 할 것이 없구요, 외적으로 흥미로웠던 것은 후반부의 드보르자크 교향곡 9번을 지휘한 지휘자가 여성분이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여성 지휘자의 공연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고, 설혹 있었다 하더라도 직접 공연을 보러 가는 일도 많지 않은터라 여성 지휘자의 지휘 모습은 처음이었습니다. 음반으로는 최근 미국 지휘계에서 주목 받으면서 낙소스에서 계속 신보를 내놓고 있는 마린 알솝(Marin Alsop)의 CD를 몇 장 들어본 게 다구요.
음악감독-지휘자-악장-수석-연주자로 이어지는 중앙집권적이고 권위적인 오케스트라라는 구조가 여성 지휘자를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짐작되는데, 아래 링크를 건 기사를 보면 그런 끈끈한 남자들끼리의 문화도 (아주) 조금씩은 변하고 있나봅니다. 물론 여전히 일부 사람들은 과학이라는 이름의 보호막 뒤에서 남성과 여성이 서로 틀리다(different)는 사실에서 여성의 틀림(wrong)을 이야기하지만 그래도 여성 지휘자의 모습 자체가 유리 천장에 작은 균열을 일으킬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숨통이 트이는 기분입니다.
p.s. 여성 지휘자에 대한 뉴스 기사 하나 : 빈 필하모닉, 여성이 지휘한다
p.s. 너무 오랜만에 가서 몰랐는데 크누아홀에 파이프오르간이 설치되었더군요. 예전에 무슨 대자보 붙이는 판 5-6개를 무대 뒤를 세워 놓은게 별로 좋아 보이지 않았었는데 이렇게 멋드러진 모습을 보니 좋더군요. 쉬는시간에 잠깐 찍은 사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