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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최 부잣집 300년 부의 비밀 | 전진문

flipside 2023. 5. 28. 19:41

2004/08/31 00:54

 

[책을 읽고 나서]


신문 지상을 통해 책 발간을 알게되었지만 읽을 마음은 없었는데,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최근 발표한 휴가철 CEO가 읽을만한 책에도 선정된 것을 보고 읽어봐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난 확실히 귀가 얇다 -.-). 부자아빠를 시작으로 대박, 10억 벌기가 난무하는 돈벌기와 부자 관련 책 중에서 이 책이 지닌 장점은 1) 기존 책들과 달리 전통적인 사례에서 교훈을 이끌어 낸 점 2) 그 교훈들과 최 부잣집의 연대기를 매끈한 이음새로 연결한 것 3) 공감할 수 있는 적절한 사례들을 부담없는 문체로 풀어낸 것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당시 사회에서는 보기 드물게 관직에 나가는 것이 지닌 이중성을 간파하고 이를 경계한 것이라든지, 재산의 사회환원 과정에서 드러난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 높아질수록 몸을 낮춘다는, 단순하지만 실행하기 어려운 가훈들을 찬찬히 읽다 보면 생명력이 긴 어떤 것에는 다 나름의 이유가 있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책 머리말에 보면 최 부잣집을 이탈리아의 메디치가에 비유한 이야기가 나온다. 실제로 최 부잣집이 메디치가와 버금갔을지는 모르지만, 국내에 출간된 메디치가 관련 서적인 500-600쪽을 넘는 두터운 분량의 치밀한 연구서인 것임을 감안하면 연구분야에 있어서는 훨씬 미치치 못한다는 생각이다. 최 부잣집이라는 소재 자체가 무척이나 흥미로운 만큼 좀 더 본격적인 연구서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억에 남는 구절]


경주 최 부자의 가훈에 나타나는 중요한 정신은 재산의 축적 과정이 도덕적이고 정당성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재산 증식과 축적의 정당성이란 전체 사회가 가지는 가치와 개인의 행동이 일치한다고 인정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사회적 기대나 가치 규범에 부응하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권력에 상응하는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는 소위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말하며, 더 나아가 전체 사회의 발전에 이바지해야 함을 의미한다.


[서지정보]


제목 : 경주 최 부잣집 300년 부의 비밀
지은이 : 전진문
출판사 : 황금가지
발간일 : 2004년 05월
분량 : 225쪽
값 : 11,000원


[p.s.]


- [신동아] 2001년 01월호에 "[한국의 명가 명택 4] 경주 최부잣집-경주 최부잣집 9대 진사 12대 만석꾼 배출한 재력가"라는 기사가 실렸는데, 책과 함께 읽으면 도움이 될 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