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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의 편집 | 앙드레 쉬프랭

flipside 2023. 5. 28. 20:24

2005/01/09 11:45

 

[책을 읽고 나서]


중이 제머리를 못깎는다는 말이 출판계에도 예외없이 적용된다는 생각이다. 수많은 책 중에 출판 관련 책을 찾다보면 "야 정말 출판에 대한 책은 많은 출판 되었구나!" 하는 느낌은 고사하고 새로 한 두 권씩 이 분야의 책이 나오면 감동해야 하는 현실이다. -.- 앙드레 쉬프랭의 [열정의 편집]은 이러한 현실에서 단비같은 책이라고 할 수 있는데 책의 원제가 "도서산업 : 국제적인 대기업들이 출판사업을 어떻게 집어 삼켰고, 우리의 독서를 바꾸어왔는지에 대해 The business of books : How the International Conglomerates Took Over Publishing and Changed the Way We Read"인 것을 보면 우리나라에도 머지 않아 닥쳐올(기사 : 대형 출판사 중심 시장재편 가속화) 현실이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랜덤하우스에 인수된 판테온의 편집자였던 앙드레 쉬프랭은 판테온이 랜덤하우스라는 대기업 아래 들어가게 되면서 겪게 되었던 체험을 바탕으로 엄청난 자본의 대기업과 출판이라는 산업의 동거가 빚어낼 수 있는 여러가지 문제점에 대해 설득력 있게 이야기 하고 있다. 단기적인 수익성이 모든 것의 잣대로 평가받는 기업형 출판사의 현실이 - 실제적으로 판테온은 적자가 나는 출판사도 아니었다! - 어떻게 좋은 책을 몰아내고(그레샴의 법칙을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다) 정치적으로 이용되는지에 대해 이보다 더 자세하게 알려주는 책을 만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아마 피부에 와 닿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출판업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읽기를 권한다. 제2차 세계대전을 전후한 유럽의 출판동향과 1960년대 이후 미국 출판업계의 동향이 잘 정리되어있는 책으로도 손색이 없다.


[서지정보]


제목 : 열정의 편집
지은이 : 앙드레 쉬프랭 Andre Schiffrin
옮긴이 : 류영훈
원제 : The business of books : How the International Conglomerates Took Over Publishing and Changed the Way We Read (2002)
출판사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발간일 : 2004년 10월
분량 : 240쪽
값 : 9,800원


[p.s.]


- 저자 앙드레 쉬프랭의 방한 및 책에 대한 서평기사 : [한국일보] | [한겨레] | [세계일보]


- Yes24에서는 저자의 로마자 표기를 "ANDRE SHIFFRIN"라고 해놨다. 원래는 "Andre Schiffrin"이 맞다.


- [Z] 매거진에 실린 앙드레 쉬프렝 인터뷰 기사 : The Business of Books-An interview with Andre Schiffrin [2003년 기사인데 이번 책에 함께 부록으로 넣어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 쉬프랭이 판테온을 그만두고 만든 출판사 : The New Press


- 책의 내용을 잘 표현하고 있는 원서와 다른 언어 번역서의 표지. 우리나라 번역본은 그런 느낌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