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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가스의 탄생 | 오카다 데스

flipside 2023. 5. 31. 21:59

2007/01/01 17:49

 

[책을 읽고 나서]


부제는 "튀김옷을 입은 일본근대사". 국내판 표지가 워낙 눈에 띄고, 돈가스에 대해 궁금도 하여 읽기 시작했는데, 잘 알지 못했던 여러 사실을 알 수 있어서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19세기 말 메이지 천황이 육류장려운동 - 일본인의 체격을 크게 하기 위해서 - 을 펼치기 전까지는 일본인들이 육식을 거의 하지 않았다는 점과 단팥빵 또한 비슷한 시기에 일본에서 개량한 음식이라는 점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했으며, 왜 일본의 카레라이스가 유명하고 맛있는지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깊게 뿌리내린 문화를 바꾸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에 생각했는데, 7세기 부터 19세기까지 육식은 좋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던 일본인에게 갑작스럽게 던져진 육식장려는 어찌나 당혹스러웠을지 책에서 이야기 하고 있는 몇가지 반응만 봐도 쉽게 짐작이 가능하다.


제목은 [돈가스의 탄생]이지만 1장~3장은 육식의 시작, 4장은 단팥빵, 정작 돈가스에 대한 이야기는 5장부터 나오며, 6장은 전체적으로 양식과 일본음식문화에 대한 총괄하고 있기 때문에 근대 일본 음식문화사에 대한 책으로 읽어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돈가스, 단팥빵에 대해서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보다 더 적절한 책은 없을 듯 싶다.


[기억에 남는 구절]


... '돈가스'의 이름에는 여러 설이 있다. 커틀릿에 사용하는 고기는 본래는 쇠고기, 닭고기였다. 그것이 돼지고기로 바뀌면서 '포크가쓰레쓰', '돼지고기가쓰레쓰'라고 불렸다. 이 무렵 '돈가쓰레쓰'라는 이름이 요리책과 메뉴판에 곧잘 등장하는데, 아마도 '포크커틀릿 → 포크가쓰레쓰 → 돼지고기가쓰레쓰 → 돈가스레쓰 → 돈가쓰(돈가스)'로 변한 듯 하다.
  여기서 포크가쓰레쓰와 돈가스의 차이를 다시 정리하자면 '포크가쓰레쓰'는 얇은 고기에 옷을 입혀 기름에 지져낸다. 그리고 소스를 듬뿍 쳐서 나이프와 포크로 잘라 먹는다.
  반면 '돈가스'는 두툼한 돼지고기에 소금, 후추로 간을 해서 밀가루, 계란 푼 것, 빵가루를 입혀서 뎀뿌라처럼 튀겨낸다. 양배추채를 곁들이고, 칼로 썰어 젓가락으로 먹기 좋게끔 접시에 담는다. 취향에 맞게 우스터소스나 돈가스소스를 듬뿍 끼얹는다. 돈가스는 된장국이나 쌀밥과도 잘 어울린다. 너무 부드러워서 햄이나 소시지 원료로만 쓰이던 돼지 안심살이 돈가스 재료로서 일약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



[서지정보]


제목 : 돈가스의 탄생
원제 : とんかつの誕生―明治洋食事始め (2000)
지은이 : 오카다 데스[岡田哲]
옮긴이 : 정순분
출판사 : 뿌리와이파리
발간일 : 2006년 07월
분량 : 292쪽
값 : 13,000원




p.s. 원서표지. 국내판 표지(이혜경디자인) 멋지다~


p.s. 이 책에 따르면 돈가스에 양배추채를 주는 것은 그냥 싸고 양많이 보이는 재료를 찾다가 그렇게 된거란다. 한 요리사가 일손을 덜기위해 빨리 일을 처리하기 위해 양배추를 익히지 않고 썰어서 내놓기 시작해서 유래되었단다. 원래 더운 음식에는 야채를 익히는 것이 보통이라는데, 양배추채를 사람들이 싫어하지 않아서 계속 사용이 되었다고함. 알고보면 싱거운 이유~  (아 이오공감으로 많은 분들이 찾아주셔서 이 부분에 대한 덧글을 달아주시길래 다시 책을 찾아서 수정했습니다. 흑 설렁설렁 옮겨서 죄송합니다. 참고로 다시 읽어봤지만 양배추와 돼지고기의 궁합에 대한 부분은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