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3/01 16:30
[책을 읽고 나서]
이 책이 처음 출간되었을 때 신문에서 열린우리당 의원들 사이에 이 책이 화제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지금 돌아가는 정세를 보면 얼마나 영향을 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모든 것을 명쾌하게 설명해준다는 면에서 여당 의원들이나 침체해있는 진보주의자들에게 [코끼리는 생각하지마]는 "마법 탄환"처럼 여겨졌을 것 같고, 제게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미국의 "민주당이나 공화당이나 차이는 눈꼽만큼 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우리나라에 적용해서 한나라당이나 열린우리당이나 다 그 놈이 그 놈이지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많지만 어쨌든 어떤 사안에 있어서는 그 눈꼽만한 차이가 커다란 들보처럼 여겨지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저자 레이코프는 미국 민주당의 패배 원인을 프레임(사람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형성하는 틀)에 대한 무관심과 논쟁에 있어서 밀린 점이라고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미국 공화당이 부자에 대한 감세를 "세금 구제"라는 식으로 그럴듯하게 포장해 '구제'라는 말이 가진 긍정적인 은유를 통해 이 정책에 반대하는 민주당을 나쁜 놈 처럼 보이게 만들었다는 것이지요. 옮긴이도 역자의 말에서 국내의 정치상황에 이러한 프레임과 용어 사용을 간단하게 설명한 것이 있고, 어떤 칼럼에서도 "세금 폭탄"이라는 말로 이런 프레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고개가 끄덕여 지는 대목이 있습니다.
이 책의 광고 카피이기도 한 "왜 평범한 서민들이 보수 정당에 투표할까?"가 궁금한 사람이라면 아마 재미있게 책을 읽을 것 같습니다. 뉴스를 찾아보다가 박근혜 전 대표도 지난 여름휴가에 이 책을 읽고 유익했다고 말한 기사를 봤는데 진보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이들도 자신들이 사용하고 있는 언어나 프레임에 대해서 한 번 고민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
[기억에 남는 구절]
진보주의자들이 보수주의자들과 이야기 할 때 지켜야할 "정말로 중요한 네가지 지침"
상대를 존중하라
프레임을 재구성함으로써 대응하라
가치의 차원에서 사고하고 발언하라
자신이 믿는 바를 말하라

[서지정보]
제목 : 코끼리는 생각하지마 : 미국의 진보세력은 왜 선거에서 패배하는가
원제 : Don't Think of an Elephant: Know Your Values and Frame the Debate--The Essential Guide for Progressives (2004)
지은이 : 조지 레이코프(George Lakoff)
옮긴이 : 유나영
출판사 : 삼인
발간일 : 2006년 04월
분량 : 235쪽
값 : 10,000원
p.s. 조지 레이코프 공식사이트 : http://www.georgelakoff.com/
p.s. 찾다 보니 1장의 원문 PDF를 찾았다~ 참조하세요. : http://www.chelseagreen.com/images/DTE_Sampler.pdf
p.s. 원서표지. 국내판 표지가 훨씬 깔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