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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플래츠 | 윌리엄 랜데이

flipside 2023. 6. 1. 21:48

2007/04/01 13:03

 

[책을 읽고 나서]


눈에 딱 띄지 않고 제목도 좀 그래서 읽기를 망설였는데 다 읽은 후의 느낌은 "왜 이 책은 많이 안팔린 걸까?"하는 의문이었습니다. 먼저 표지의 문제. "가상도시를 둘러싼 고감도 미스터리 스릴러"라는 표지 문구를 보고 첨에 SF를 떠올렸거든요. 알고 보니 책에 등장하는 지명이 허구라는 말씀. 가상도시라고 하니까 무슨 심시티가 떠오르잖아요. 버럭. 2번째 두께. 약 600쪽에 가까운 책으로 들고다니면서 읽기는 불가능. Orz 별로 이유없는 분책은 반대하지만 영림카디널의 [폭스이블] 같은 책은 분권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는데 이 책도 마찬가지랍니다. 3번째는 작가. 이 책이 패트리샤 콘웰도 받았던 존 크리시 메모리얼 대거 상(John Creasey Memorial Dagger Award 신인 추리소설 작가의 데뷔작에 주는)를 받았다는 점을 좀 더 널리 알렸으며 데뷔작을 읽는 불안감을 떨쳐버릴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과거의 죄는 긴 그림자를 남긴다"는 말로 요약을 할 수는 있겠지만 반전의 비중이 큰 작품으로 줄거리 소개는 생략합니다. 책 중간에 "모든 미스터리에 깔끔한 해결이 있는 건 아닙니다. ... 미스터리 자체를 현실로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하는 거요."라는 대사가 있는데 딱 반전 이후 독자에게 해주는 충고 같기도 합니다. 다른 충격적인 반전이 있는 책괴는 달리 반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말은 아... 하는 느낌을 남겨줍니다. 정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술술 넘겨가며 읽었어요... 라고 하기에는 만만하지 않다는 점도 다른 스릴러와는 조금 다른 점입니다. ^^ 허구의 지명이 등장하는 책이긴 하지만 검사 출신 저자답게 수사, 심문, 재판(하지만 법정이나 사건조사가 중심이되는 작품은 아니랍니다) 과정에 대한 묘사는 충실하고 등장인물은 생생합니다. 이런 작품이 데뷔작이라니 다음 작품은 얼마나 더 재미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이 작품이 많이 안팔린 것을 보면 다음 작품의 번역본 기대는 어려울 것도 같네요. 흑흑


[기억에 남는 구절]


"벤, 난 산전수전 다 겪어 본 변호사요. 공판이 끝날 때마다 판사가 배심원단에 뭐라고 하는지 압니까? 반드시 피고에게 '합리적인 의심에 기초해서' 유죄 평결을 내릴 것을 당부합니다. 생각해 봐요. '합리적 의심.' 무조건 의심하라는 게 아니라 합리적인 의심에 기초하라는 겁니다. 당신이 말하는 백 퍼센트의 확신이란 건 존재하지 않습니다. 의심은 이미 시스템 깊은 곳까지 파고들어 있죠. 훌륭한 시스템이긴 하지만 결국엔 인간이 집행하지 않습니까. 항상 의심과 오류가 도사리고 있는 건 어쩔 수 없다는 말입니다. 그냥 순순히 받아들여야지 어쩌겠고? 우리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누구에세도 진실의 독점권은 없다고요. 물론 과거로 돌아갈 수도 없고 말이오. 그저 눈앞의 증거를 보고 최대한 진실에 가까운 추측을 할 뿐이죠. 그리고 그 추측이 옳았기를 바랄 뿐, 그건 엄청난 책임이오, 벤."


[서지정보]


제목 : 미션 플래츠
원제 : Mission Flats (2003)
지은이 : 윌리엄 랜데이 William Landay
옮긴이 : 최필원
출판사 : 북앳북스
발간일 : 2006년 07월
분량 : 559쪽
값 : 12,000원




p.s. 저자 공식사이트 : http://www.williamlanday.com/


p.s. 원서표지. 우리나라 표지는 첫번째 원서 표지를 그대로 가져왔는데 좀 안어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