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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 로버트 뉴턴 펙

flipside 2023. 6. 4. 11:04

2009/06/17 01:09

 

[책을 읽고 나서]


[워낭소리]의 선댄스영화제 상영에 대한 한 블로그 포스트에서 영화가 그곳의 관객들에게도 공감을 불러일으켰다는 이야기를 보고는 아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고 놀란 적이 있습니다. 아마 이 소설을 먼저 읽었으면 놀라지 않았을 것 같은데, "농부보다 훌륭한 사람? 농부보다 훌륭한 사람이 어디 있니? 가축을 돌보고 곡식을 기르는 사람보다 훌륭한 사람은 없단다."라고 이야기하는 소설 속 태너 아저씨라면 충분히 영화 내용을 이해하고 남았겠지요.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은 아래 옮겨적어 본 헌사에도 나와있듯이 작가 로버트 뉴턴 팩의 자전적 이야기 입니다. 버몬트 주의 셰이커교를 믿는 가난한 집을 배경으로 돼지 잡는 일을 하는 아버지와 12살 난 아들 로버트, 가족, 마을사람들이 이야기의 중심입니다. 제목을 보면서 "이 소설 슬플 것 같은데..." 했는데 역시나 퇴근길 버스에서 후반부를 읽으면서 울고 말았습니다. 딱히 이야기의 전개를 예상 못했던 것은 아니지만 로버트가 기르는 핑키를 보면서 예전에 키우다 떠나보낸 강아지 생각이 난 것도 있고, 소설 속 아버지와 아버지가 겹쳐 보이기도 하고, 마지막 장에서 원치않게 갑자기 훌쩍 커버린 주인공이 안쓰럽기도 해서 눈물이 나더라구요. 마지막까지 큰 흔들림없이 담담하게 흘러가는 이야기 전개도 눈물에 한 몫했구요.


1994년에 국내에 번역되었다고 하는데 전 이제야 이렇게 좋은 책을 읽게되었군... 하고 제 자신의 게으름에 대해 안타까움을 느꼈습니다.(찾아보니 중학교 국어책에 이야기가 실려있다고 하네요.) 앞으로 사계절1318문고에 더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도 했구요. 이어지는 이야기라고 뒷날개에 소개된 [하늘 어딘가에 우리 집이 묻던 날]도 조만간 읽어보려고 합니다. ^^


우리 아버지 헤븐 펙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돼지 잡는 일을 하시던
아버지는 참 다정다감하셨습니다.


To my farther, Haven Pack...
a quite and gentle man
whose work was killing pigs





[서지정보]


제목 :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원제 : A Day No Pigs Would Die (1972)
지은이 : 로버트 뉴튼 펙 Robert Newton Peck
옮긴이 : 김옥수
출판사 : 사계절출판사
발간일 : 2005년 12월
분량 : 182쪽
값 : 8,000원


p.s. 번역본과 원서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