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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파 그림은 왜 비쌀까? | 필립 후크

flipside 2023. 6. 6. 22:36

2012/02/13 23:48

 

[책을 읽고 나서]


인상파 이름의 유래가 되었다는 모네의 [해돋이 인상]은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않았지만) 아마도 사보나 잡지의 그림코너에서 가장 많이 다뤄진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작품을 소개하는 글은 대부분 이 작품에 얼마나 많은 비판이 있었는지와 인상파 이름 자체가 비꼼의 대상이었던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이런 짧은 글들을 많이 봐왔던 터라 인상파가 초기에 충격을 주었다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어떻게 이런 평가를 받았던 작품들이 자연스럽게 사람들 사이에 스며들게 되었는지는 궁금해하던 참에 이 책을 만났습니다.


원제는 "The Ultimate Trophy: How the Impressionist Painting Conquered the World". 번역본의 부제는 "20세기 이후 세계 미술의 전개와 인상파 그림이 그려낸 신화"인데 한글 제목도 흥미롭지만 책의 내용은 원제에 가깝습니다. 어떻게 처음에는 그렇게 낮은 평가를 받았던 인상주의 회화가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는지가 이 책의 내용입니다. 순서도 연대기순이라서 처음 인상주의가 준 충격에서 시작해서 프랑스/미국/독일/영국의 반응과 수용과정을 살펴보고 이어서 1945년~70년, 1970년~90년, 1990년 이후로 나눠서 인상파 회화의 흐름을 살펴봅니다.


저자는 소더비에서 인상파 회화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를 할만한 가장 적임자로 보이는데, 스릴러 소설을 발표했던 소설가이기도 하기 때문에 정말 이야기가 술술 읽힙니다. 중간 중간 흥미를 끄는 개인 경험담을 섞어 가면서 인상파 그림이 이런 이런 과정을 거쳐서 현재에 이르게 되었답니다~ 하고 자상하게 설명을 해주어서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막스 질베르크의 고흐 드로잉이 나치의 손에 넘어갔다가 65년이 지난 후 한 변호사의 힘으로 원주인의 며느리인 게르타 질베르크(80대 중반이 된)에게 되돌아간 이야기가 가장 뭉클했습니다.


저처럼 인상파 회화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이 될 것 같습니다. 필립 후크의 다른 책도 만날 수 있으면(소설은 어떠려나?) 좋겠습니다. :-)




[서지정보]


제목 : 인상파 그림은 왜 비쌀까-20세기 이후 세계 미술의 전개와 인상파 그림이 그려낸 신화
원제 : The Ultimate Trophy: How the Impressionist Painting Conquered the World(2009)
지은이 : 필립 후크 Philip Hook
옮긴이 : 유예진
출판사 : 현암사
발간일 : 2011년 04월
분량 : 311쪽
값 : 18,000원




p.s. 번역본과 원서, 일본어 번역본 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