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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여행(6)

flipside 2023. 6. 14. 22:06

2009/06/20 13:36

 

오랜만에 다시 이어지는 런던여행 포스트입니다. ^_^


05월 03일 일요일 다섯째날


일요일도 어제와 마찬가지로 일찍 일어났습니다. 오전에 공연을 보기로 한 것이 있어서 시간이 애매하군... 하면서 숙소에서 멀지 않은 영화 [노팅힐]의 배경이 된 포토벨로 마켓으로 향했습니다. 아침은 그곳에서 해결해야지 생각하고 그냥 갔습니다.


노팅힐 포토벨로 마켓


노팅힐 게이트 역에서 내려서 일단 아침 먹을 곳을 찾았더니 문을 연 곳이라고는 맥도널드밖에 없더군요. 맥도널드 만세~ : ) 창밖에 보이는 자리에 앉아 팬케이크와 오렌즈주스를 시켜서 먹고 잠깐 지나가는 사람을 보면서 있었습니다. 성급한 일반화이긴 하겠으나 아침 맥도널드에 잘사는 사람들로 보이는 사람은 많이 없더군요. 맥도널드 건너편에 유명한 스시체인 팽스시가 보였지만 역시 이 시간에는 문을 열지 않았습니다.




아침을 먹고 잘 찾아갈 수 있을까 하는 불안한 마음을 안고 포토벨로 마켓으로 향했습니다. 지도를 보면서 어찌 어찌 하다보니 안내판을 찾아서 잘 찾아 갔습니다.(하지만 나중에 돌아올 때 보니 더 가까운 길이 있더군요. Orz)

이런 알록달록한 가게들이 계속 이어졌는데 이른 시간이라서 막 장사준비를 하는 곳도 있고, 또 어떤 곳은 휴일인 경우도 있었습니다.

거의 길이 끝날무렵까지 가보니 막 벼룩시장을 오픈 준비하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옷과 악세서리, 음반이 중심이었어요.

물건구경, 간판구경에 시간을 보내다 보니 아침 맥모닝 세트가 다 소화되어 배가 고파졌습니다. ㅠㅠ 그래서 오늘의 스프를 판다는 문구를 보고 길모퉁이 코너에 있는 음식점(이름은 progreso)에 들어가서 오늘의 스프를 먹었습니다. 스프를 시키면 빵도 나오더군요. 음냐 음냐... 맛있었어요. 이곳에 사람들이 많이 들르는지 게시판이 있었는데 구인, 방구하기, 레슨 안내 등 다양한 쪽지들이 많이 있어서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포토벨로 마켓에 오는 사람들이 한 번 쯤 찾아본다는 [노팅힐]에 나오는 여행책 서점~ 역시 문을 안열어서 밖에서 보는 것으로 만족했어요.




위그모어 홀 - 바이바 스크리데 독주회


천천히 노팅힐을 빠져나와서 향한 곳은 위그모어 홀이었습니다. 일요일 오전 11:30분 위그모어홀에서는 "Sunday Morning Coffee Concert"가 열리는데 이날 공연은 젊은 바이올리니스트 바이바 스크리다와 그의 언니(동생인가?) 라우마 스크리데의 협연 무대였습니다. 프로그램은 하이든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7번, 슈니트케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1번, 그리고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10번이었어요. 공연이 끝나면 커피를 주는 콘서트인 것을 알긴 했지만 오늘 커피를 한 잔 도 안마신탓에 맥도널드에서 커피를 한 잔 샀습니다.(표는 이미 전에 바꿔놓았구요. ^^)

늦지 않게 도착해서 자리에 앉았습니다. 자리는 인터넷 위그모어홀 사이트에서 미리 정할 수 있었는데 마침 앞자리가 비어 있어서 거의 앞줄로 예약했었거든요.(커피 콘서트는 전석 균일가 10파운드~) 스크리데는 라트비아 태생으로 퀸엘리자베스콩쿠르에서 1위로 입상한 이후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신인 바이올리니스트라고 합니다. 미녀 연주자로도 손꼽히기도 하구요. 분홍색 드레스를 입고 나온 것 같은데 - 기억이 가물가물 - 연주는 무척 좋았습니다. 이날 공연도 역시 나이 많이 드신 분이 객석의 대부분을 차지한 것을 보고 주말도 다를 바가 없군... 하고 생각했습니다. 연주시작 전에 무대에 핸드폰 꺼달라는 판넬이 눈에 띄어서 찍어봤어요. 천장에 보이는 벽화가 위그모어 홀의 상징입니다.




런던 박물관


공연을 보고 커피(컬럼비아 커피에서 후원을 하는 것이더군요 ^^)를 마시고 향한 곳은 런던 박물관이었습니다. 가볼까 말까 하다가 주위에 들를 만한 곳이 있을 것 같아 가봤습니다. 런던 박물관에서 멀지 않은 곳에 바비칸 센터가 있고, 세인트폴 성당도 먼 편은 아니며, 길구드 아트 갤러리도 가까운 편이었거든요.

도시이름 붙은 박물관들이 대부분 해당 도시의 역사관련 전시를 하고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많은 것은 이곳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전시코너는 런던 대화재에 대한 것이었습니다만 역시 영어의 한계로 제대로 살펴보지는 못했습니다. 흑흑




바비칸 센터


안내판을 따라서 걸어가니 바비칸 센터가 나오더군요. 미술, 연극, 음악, 무용, 영화, 교육, 컨퍼런스, 도서관, 음식점과 바 등 다양한 시설들이 자리잡고 있어서 복합문화센터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곳이었습니다.

딱히 아무런 계획없이 왔는데 한쪽에서는 플룻페스티벌이 다른 한쪽에서는 일반 공연이, 또 다른 곳에서는 길거리 공연이 있어서 곳곳에서 음악소리가 들려왔어요.

아침에 먹은 오늘의 스프가 생각나서 여기서도 점심겸 해서 오늘의 스프를 사 먹었어요. *_* 빵이랑 버터는 본인이 원하는 만큼 가져갈 수 있었는데, 앞에 아주머니가 "와 저만큼 가져가도 되는구나!"하는 만큼 많이 빵을 가져가서 저도 많이 빵을 집었어요. 홍홍 스프는 아침 것이 더 맛있었지만요. : )

배도 부르겠다 뭘할까나.. 하고 여기 저기 기웃거리다가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 공연이 있다는 것을 알고 바로 예매를 하고 - 말을 못알아 들어서 힘들었어요 흑흑 하지만 어쨌든 자리 추천도 요청해서 잘 예약 성공~ - 르 코르뷔지에 전시회가 있어서 전시회장으로 갔습니다. 유료이긴 했지만 방대한 규모의 전시회라서 만족스러웠답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롱샹성당의 미니어쳐. 저는 그 모형을 앞에 두고도 "아니 왜 롱샹성당 관련된 전시물이 없지?"하고 찾아 헤맸습니다. 사진으로만 접하다가 입체를 접하니 낯설었던 것 같아요. ㅠㅠ




카도간 홀 - 런던합창단 & 오케스트라 존 루터 공연


예상에도 없이 바비칸센터에서 오랜시간을 보낸 후 코벤트가든의 로열오페라하우스에 들러서 내일 갈 무용공연 표를 찾고 나서 저녁을 해결했습니다.(어제 공연에 늦을 뻔 한 기억이 나서 미리 한 번 가보자는 의미도 있었구요.) 코벤트가든 근처를 헤매다가 스시도시락을 파는 곳이 있어서 사먹었습니다. 오랜만에 먹는 밥이라서 그런지 맛있었어요. : )

코벤트가든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슬로언스퀘어 역에 내리자 바로 카도간 홀이 눈에 띄었습니다. 역에서 눈을 돌리면 바로 있는 곳이라 혹시나 하고 일찍 간 것이 아무 소용 없었습니다.

이 날 공연은 영국 작곡가인 존 루터(제가 처음 루터라는 이름을 접한 것은 풀무원 콩나물 광고 배경으로 사용된 For the beauty of the earth.를 듣고 아니 이렇게 아름다운 곡을 누가 작곡했나! 하고 찾아보면서 부터였어요 ^^)가 포레의 작품과 자신이 작곡한 [어린이를 위한 미사]를 직접 지휘하는 연주회였습니다. 연주회 정식명칭은 "Rutter Conducts Rutter and Faure". O.O 자리는 맨 앞의 오른쪽 날개 부분이었는데 시야가 가리지는 않는 좋은(그리고 비싼 ^^) 자리였습니다.


소편성의 연주자들이 자리를 잡고 합창단이 나오고 나서 존 루터가 무대에 나왔습니다. 사진을 봤지만 우앙 직접 이 분이 지휘하는 연주회를 직접 보게 된다니 떨리더군요. 첫 곡은 포레의 [라신 찬미가 Cantique de Jean Racine]였는데 어찌나 아름다운지 이런 곡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 아쉬울 정도였어요. 이어지는 곡은 포레의 [레퀴엠]. 소프라노와 바리톤운 무척 젊은 성악가 들이었는데, 프로그램을 보니 이 두명을 "Britain's most exciting young soloists, Elin Manahan Thomas(soprano) and Sam Evans(baritone)"이라고 소개하고 있더라구요. 포레의 [레퀴엠]은 여러 번 음반으로 접했지만 실제 연주를 보는 것은 처음이라서 기대했는데 "'Libera me"나 "Pie Jesu"등 아는 노래가 나올 때 마다 두근두근하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공연에 몰입했습니다. 쉬는시간 이후 이어진 연주는 자신이 2003년 작곡한 [어린이를 위한 미사]였는데 이 작품도 낙소스에서 나온 CD를 예전에 사서 들은터라 역시 기대가 컸습니다. 앞의 공연에서는 참여하지 않았던 무대의 날개쪽에 자리 잡은 어린이 합창단이 함께한 연주였는데 아이들의 합창도 합창이지만 노래부르는 모습도 어찌나 귀엽고 아름다운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래는 중간 쉬는 시간에 찰칵한 사진. 제가 앉은 자리에서 무대가 이렇게 보였는데 대각선으로 보이는 창문 아래 어린이 합창단이 자리 잡았었습니다.

연주가 끝나고 정말 큰 박수가 이어졌고, 지휘자 루터는 어린이 합창단에게 박수를 보내면서 바로 아래서 폴짝 뛰어 올라서 관객들이 모두 즐거워 했답니다. 역시 이번 공연도 앙코르를 없었지만 전혀 아쉬움이 남지 않았어요. : ) 이렇게 런던에서의 일요일이 지나갔습니다.




지출내역


- 맥모닝세트 : 2.79파운드 (맥도널드)
- 오늘의 스프와 빵 : 3.20파운드 (progreso)
- 커피 : 1.28파운드 (맥도널드)
- 바이바 스크리데 독주회 : 10파운드 (카드예매)
- 르 코르뷔지에 전시회 : 8파운드 (바비칸센터)
- 런던심포니 공연예매 : 13파운드 (바비칸센터)
- 오늘의 스프와 빵 : 3파운드 (바비칸센터)
- 스시 : 4.29파운드 (코벤트가든 근처)
- 존 루터 공연 : 21.5파운드 (카드예매. 20파운드 + 수수료 1.5파운드)




p.s. 개인적으로 카도간 홀은 무척 맘에 들었습니다. 카도간 홀 사이트에서 예약을 할 때 3D기능으로 자신이 앉은 자리에서 어떻게 무대가 보일지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 있는데, 예약할 때 본 무대와 직접 본 무대가 정말 큰 차이가 없어서 놀랐어요. : http://www.cadoganha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