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8/26 00:08
또 한참 시간이 지났지만 이어서 올립니다. :-)
05월 06일 수요일 여덟째날
여행 중 매일 그랬듯 아침 일찍 일어났습니다. 숙소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한 번도 식사를 하지 않아서 이번에는 문을 연 곳을 찾았습니다. 잉글리시 블랙퍼스트 + 홍차였는데 6.1파운드... 단순계산이면 12,000원 ㅠㅠ 하지만 토스트나 스크램블 에그, 토마토, 버섯, 오이 등 나온 것들이 다 제가 좋아하는 것이라서 맛있게 먹었어요.

웨스트민스터사원
오늘의 첫 행선지는 웨스트민스터사원. 하지만 안에 들어가지 못해서 행선지라고 하기 민망하네요. 버스를 타고 잘 도착했지만 마침 무슨 행사가 있어서 관광객은 행사 후에 입장이 가능하더라구요.

무슨 행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래 사진처럼 모자에 정장차림의 멋을 낸 미스 마플 같은 할머니들이 많이 들어가시는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예상하지 못한 사건에 어찌할까나.. 하다가 마냥 기다릴 수는 없어서 슬슬 주위를 둘러보며 사진만 몇 장 찍고 다음 행선지로 향했습니다. 흑흑 [다빈치 코드] 읽으면서 뉴튼의 묘를 찾아보고 싶었던 기억이 나서 아쉬웠어요. ㅜㅜ


웨스터민스터사원 근처 광장에서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었는데 아래는 시위대 천막과 경찰들의 한가로운 모습입니다. 나중에 테이트 브리튼 갔다 다시 와도 풍경은 바뀐 것이 없더군요.


2번째 목적지를 테이트 브리튼으로 잡고 그냥 발길이 가는 방향으로 가보자~ 하면서 걷기 시작했습니다. 아래는 걷다가 만난 건물들입니다. 참고로 2번째 건물은 공중목욕탕이더군요. O.O


그러다가 발견한 옥스팜! 목적지는 잠시 잊고 CD랑 책이랑 이것저것 보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만 막상 살 것은 없어서(마음에 드는 것은 모두 큰 화집뿐 ㅠㅠ) 그냥 나왔어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옥스팜도 책만 파는 옥스팜과 여러가지를 함께 파는 옥스팜으로 나눠지는 것 같더군요. 이곳은 책이랑 CD만 파는 곳~


옥스팜이 있었던 거리는 아래 사진처럼 작은 시장이 벌어지는 곳이었는데

이곳의 길거리 트럭카페에서 커피를 한 잔 사먹었습니다. 주인아저씨(라고는 하지만 저보다 나이가 어린 것 같은)가 어디서 왔냐고 물어봐서 한국이라고 했더니 자기 친구도 1년 정도 한국에 있었는데 무척 재미있게 보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이런 대화를 나누면 마치 정식여행자가 된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되요. ^^) 컵이 무척 이뻤고 진하게 줄까 연하게 줄까를 못알아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Orz 컵 이쁘죠?

테이트 브리튼
스스로 지하철역에 있는 주변지역 안내도만 의지해서 잘 찾아 왔구나~ 대견해 하며 테이트 브리튼에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뒷쪽이었어요. -_- 아까 왼쪽으로 돌았으면 정문 방향이였을텐데... 했습니다. 정문사진은 나와서 찍은 것입니다.



마침 미술관에서는 '반 다이크와 영국'이라는 제목의 특별전이 하고 있어서 입장권을 샀습니다. 반 다이크가 영국에서 활동하던 시기의 작품을 중심으로 시대별 전시와 함께 스케치, 영향을 받은 이들의 작품까지 포함한 규모가 꽤 큰 전시였습니다. 찰스 1세의 초상화 여러 점을 비롯한 초상화가 중심이었지만 오! 하는 감탄사가 나오는 대작들까지 무척 만족스러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반 다이크의 자화상이 2점이 인상적이었는데 42살이라는 작가의 사망나이를 고려하면 아무리 청년의 모습이지만 쓸쓸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 같아 더 깊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자화상 중 한 작품은 메트로폴리탄 소장품이라서 더 열심히 봤답니다.


특별전으로 보고 상설전시를 봤는데 어쩌면 CD자켓이나 엽서에서만 보던 그림들이 다 이곳에 있는지... Orz 무척 즐거워하면 천천히 작품을 감상했습니다. 상설전시되는 작품 중 기억에 남는 작품이 무척 많았지만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그림은 역시 사전트의 이 작품이었어요. [Carnation, Lily, Lily, Rose]. 인쇄물로 접할 때와 색감도 틀리고 무엇보다 그렇게 큰 작품인지 생각을 못했었거든요. 결국 엽서도 샀답니다. :-)

미술관 내 사진촬영은 금지되어 있었지만 전시장 바깥의 스테인드글라스나 조각은 사진을 찍어도 괜찮다고 해서 찍었습니다. 첫번째 조각은 엘리자베스 1세~


테이트 브리튼을 나와서 버스를 타면서 빅벤과 의회건물에 잠깐 내렸습니다. 이미 웨스트민스터에 다시 가기는 늦은 시간.(3시까지만 입장이 가능하더라구요.) 날씨가 참 좋았어요~


무작정 버스를 타고 날씨가 좋다는 핑계로 버스에서 내리기 싫어서 계속 죽 타고 가다가 이름모를 곳에 내렸습니다. 근처에 테스코가 있어서 늦은 점심 겸 저녁거리로 과일이랑 스시를 샀어요. 스시가 1파운드. 차에서 과일이랑 함께 먹으면서 마지막 행선지로 향했습니다.

이 날 저녁은 코벤트가든의 로열오페라하우스 건물의 지하에 있는 린버리스튜디오(Linbury Studio. 이곳은 연극이나 현대 무용을 위한 극장 같더군요)에서 쇼바나 제야싱 무용단 무용공연을 보는 것이 마무리 일정이었습니다. 저는 무용이라서 느긋이 즐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글쎄 무용수들이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구요 Orz 재미있는 이야기인지 다들 웃는데 저만 뻘쭘했던 기억이 납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꼭 오페라하우스에서 오페라를 보리라 마음 먹었습니다.
무용을 보고 나왔더니 코벤트가든 주변은 깜깜했지만 펍의 밖에까지 사람들이 서서 축구경기를 지켜보는 모습이 여기저기서 눈에 띄었습니다. 중간에 골을 넣었는지 깜짝 놀랄정도의 함성도 들렸구요. ^^

이렇게 하루를 마무리 했습니다~
지출내역
- 잉글리시 블랙퍼스트 : 6.1파운드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식사만 하면 4파운드 조금 넘었고 음료까지 하면 6.1파운드가 되었던 것 같아요.)
- 생수(테스코) : 0.38파운드 (테스코에서 파는 생수 중 가장 싼 것이었어요)
- 옥토퍼스카드 충전 : 10파운드 (어제 날짜로 7일 트래블카드 사용이 종료~)
- 길거리 커피 : 기억이 가물가물.. 2파운드 정도였던 것 같아요. 잔돈으로 지불해서 수첩에 기록하는 것을 잊었습니다.
- 반 다이크전 입장료 : 12.2파운드
- 엽서구입 : 1.18 파운드
- 과일이랑 스시(테스코) : 4.9파운드
- 무용공연 : 13파운드 (인터넷 예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