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6/03 22:42
사랑티켓 시도는 실패했고 ㅜㅜ 오전까지 집에서 밍기적 거리다가 생각난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으로 향했습니다.(주말은 9시까지 열거든요 ^^) 현재 4개의 기획전이 열리고 있는데 하루에 좋은 전시회 4개를 본다는 것은 드문 일이라서 오늘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우선 베르나르 브네 전시회부터. 이번 전시회 제목은 "선∞흔적∞개념"전인데 처음 봤을 때는 이게 뭔가... 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전시 설명 시간을 기다려 설명을 들었는데.. 개념미술이나 현대미술에 대한 설명과 작품에 대한 소개를 듣고 나서야 조금 감이 잡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어렵더군요 ㅠㅠ 오히려 흥미로웠던 것은 이번 전시회에 얽힌 뒷이야기들이었습니다.(아 저는 왜 본질적인 것보다는 곁가지에 관심이 많은 걸까요) 작품의 부피나 무게가 상당하여 프랑스에서 배로 부산항으로 온 뒤 이곳까지 왔는데 오면서 도로가 구불구불하여 결국 대공원의 협조를 얻어 다른 길로 작품들이 올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원래 전시일자도 04월 27일~07월 01일로 예정했다가 연기된 것이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아래 중앙홀에 전시된 작품을 설치하는데 프랑스에서는 지게차로 9시간이 넘게 걸렸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갑자기 지게차가 문제가 나서 사람들이 옮겨서 설치했는데 1시간 걸렸데요. O.O

그래서 작가분이 처음에 미술관 와서 걱정하다가 이런 일도 있고 개막식날 젋은 학생들이 많이 와서 무척 기분 좋게 떠났다고 합니다. 도슨트 분 설명이 프랑스에는 공공미술로 작품이 많이 설치되어 있고 서울대학교 미술관 앞에도 이 분 작품이 있다고 하시더군요. 아래는 전시장에 써있는 작가의 말. 마지막 말은 작품 소개와 겹치면서 기억에 남았습니다.



두번째로 맞은편에서 전시되고 있는 정연두전. 올해의 작가전시인데 1967년생이라는 나이에서 한 번 놀라고 파격적인 전시 구성에서 다시 놀랐습니다. 전시공간은 크게 3개로 나눠지는데 첫번째는 [보라매 댄스홀] ^^ 넓은 공간의 벽에는 벽지처럼 스포츠 댄스 추는 분들의 사진이 프린트되어 있고 댄스에 적합한 음악이 흘러 나옵니다. 홀을 지나서 다음 공간으로 이동하면 [로케이션] 사진 연작 시리즈가 나오는데 "이상과 현실의 경계에서 모호하게 존재하는 풍경"들의 사진들이 가득 전시되어 있습니다. 마지막 부분에 한 작품을 찍는 모습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나오는데 정말 고생 많이 해서 - 하지만 작가나 참여하는 사람들은 다 즐거워 하며 - 한 작품이 만들어 지더라구요. 마지막 공간은 [다큐멘터리 노스탤지어]인데 거실로 들어가서 영상작품을 보고 나오면 그 영상작품을 찍은 세트들과 장비가 전시된 그런 형태였습니다. 전시 설명 시간이 겹쳐서 설명은 못들었는데 어떤 의미가 있는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담주 토요일에 작가와의 대화가 있는데 가볼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아 이번 전시회 제목은 "당신의 기억 Memories of You"랍니다.

세번째는 독일의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러시안 페인팅 전시회인데 이 "러시안 페인팅"이라는 말은 고유명사로 바젤리츠의 연작 작품의 이름이라고 하네요. 거꾸로 된 레닌 작품에서 드러나듯 이 작가는 거꾸로된 그림을 유명하다는데, 설명과 다큐멘터리를 보니 관람객들이 더 집중하고 작품의 의미를 찬찬히 살펴보게 하는 의미가 있다고합니다. 팜플렛에는 "거꾸로 된 이미지는 더 잘 보일 뿐이며 곧바로 보는 이의 눈을 향하게 된다."는 작가의 말이 있더군요. 이 작품들은 모두는 아니지만 대부분 원작이 되는 러시아 작품이 있는데 도슨트분이 작품 설명을 해주시며 원작 작품을 따로 준비해서 보여주셔서 훨씬 이해에 도움이 되었습니다.(베르나르 브네전 도슨트분도 훌륭했고 게오르그 바젤리츠전 도슨트분도 워낙 설명을 잘해주셔서 고마웠습니다.) 설명이 다 끝나고 나서 보길 권한 다큐멘터리까지 감상을 했는데 국립현대미술관의 학예연구사가 작가와 만나서 인터뷰한 내용과 작품 설명으로 꾸며져 있어서 작품이해에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참고로 이번 전시는 투어전으로 프랑스-한국-독일 이렇게 진행된다고 하네요. 작가가 고령(70세)이라 전시회 오픈때는 오지 못했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3층에서 열리고 있는 박길웅 작고 30주년 전을 감상했습니다. 팜플렛 표지에 있는 [흔적]이라는 작품은 어느 도록에서 본 적이 있는데 실제로 박길웅이라는 작가는 잘 몰랐습니다. 이번 전시회는 모두 80 여점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초기작품들과 [대화]라는 제목의 작품들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요절한 천재작가라고 해서 나이를 찾아보니 향년 37살에 세상을 뜨셨더군요. 찾아보니 박길웅 작가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 [예술혼을 사르다 간 사람들](아트북스)라는 책이 있는 것을 알게 되어 조만간 읽어보려고 합니다.
전시 일정은 아래와 같으니 관심있는 분은 4개 전시회를 모두 볼 수 있는 날을 잡아 한 번 들러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4개 전시회 통합티켓은 5,000원이었습니다.^^ 아래 오늘 찍은 사진을 올린 포토로그를 연결했습니다.(전시장 내부 사진 촬영은 금지되어 있어서 별다른 사진은 없습니다.)
- 베르나르 브네 전 (05월 18일~07월 22일)
- 게오르그 바젤리츠 전(5월 11일~07월 15일)
- 올해의 작가 정연두 전 (05월 23일~07월 29일)
- 박길웅 작고 30주기 전 (03월 08일~06월 30일)
- 전시 소개 : http://www.moca.go.kr/Modern/moca_2006/b00_exhibition/b01_current.j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