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1/11 23:25
클래식을 즐기는 누군가가 언젠가 이런 말을 했다.
"클래식 공연을 하는 예술의 전당이나 세종문화회관에는 묘한 사람들이 꼭 있어. 박수를 쳐야 할 순간이 오면 반드시 남들보다 한 박자 빠르게 박수를 쳐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 말이야. 무슨 말이냐면, 연주가 끝날 즈음이 되면, 절대 끝났을 때가 아니야, 끝날 즈음이야, 그 즈음이 되면 기다렸다는 듯 박수를 치는 사람들이 꼭 있다는 거야. '나는 이 부분이 끝나는 부분이라는 걸 알고 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박수를 치는 거지. 나는 그걸 '안다 박수'라고 이름 짓고 싶은데, 이런 안다 박수는 어느 공연이나 꼭 등장해. 클래식 공연장이라면 특히 더 그렇고. 물론 아는 척할 수도 있는 거지만 문제는 이런 사람들 때문에 음악 감상이 방해받는 다는 거야. 연주할 때만 감상하는 게 아니라 연주가 끝났을 순간의 여운도 중요한 감상 포인트니까 말이야. 그런 감상 포인트 때 마구잡이로 박수를 쳐대면 어쩌라는 건지……. 외국의 수준 높은 클래식 공연장을 가 보면 우리와는 많이 달라. 연주가 끝나고 잠시 지나야 박수가 나오지. 아무튼 한국 사람들 아는 척 하는 건 알아줘야 해." ...
'안다 박수', Identity-한국인의 특질, [에스콰이어], 2004년 06월호
실제로 음악회에서 경험한 경우는 많지 않지만, 언젠가 KBS라디오의 실황음악회를 들었을 때 좋은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느 외국 방송국홀에서 하는 음악회였는데 곡이 끝나고 정말 한참동안 조용하다가 박수가 나오더군요. 그런 거 참 멋진데 우리도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