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5/07 22:39
... 박사는 내 불평을 한참 듣고 있더니 이렇게 말했다. "나사니엘, 난 자네가 진정으로 위대한 의사가 될 자질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 의사들이 자신은 환자와 다르다고 생각할 때 문제가 생기지. 자신은 환자보다 우월하다, 단지 의학 분야에서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측면에서도 우월하다고 생각할 때. 워낙 이 분야는 의사의 능력 부족을 솔직히 인정하는 것을 허락지 않기 때문에, 그러다 보면 부족한 점이 없다고 생각하게 되는 거야. 자네는 실패를 맛본 사람이야. 그렇기 때문에 같은 눈높이에서 환자를 바라볼 수 있어. 자네도 인간, 그들도 인간. 자네처럼 많은 것을 배운 사람이 다른 길을 택해야 한다면 그건 의학계의 크나큰 손실일 거야."
그때 나는 박사가 내게서 자신의 모습을 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했다. 박사의 몸에 장애가 있듯이, 나 역시 성격상의 장애가 있으니까. ...
[격리병동], 조슈아 스파노글, 유소영 옮김, 신원문화사, 2006
마이클 클라이튼의 초기작품과 로빈 쿡의 뒤를 잇는 메디컬 스릴러입니다. 이쪽 장르 책을 많이 안 읽어봐서, 그리고 자연과학쪽에 무지해서 ㅠㅠ 정확히 어느 정도로 과학적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작가의 상상력이나 2권 짜리 책임에도 빨리 읽히는 점은 높이 사고 싶습니다. 조연급 등장인물들도 무척 생생하고 삐딱한 주인공의 유머감각도 나쁘지 않았구요. 데뷔작임을 감안할 때 2번째 작품이 기대되는데 찾아보니 다음 작품에도 나사니엘 맥코믹 박사가 주인공이라니 시리즈물이 될 것 같기도 하네요. 적극적으로 추천하기는 망설여지지만 이보다 재미없는 책도 찬사를 받는 것에 비하면 한 번 읽어보세요~ 하는데 그렇게 나쁜 일은 아닐 것 같습니다. ^^)/
p.s. 읽을까 말까 망설이다가 책 뒤에 있는 S. J. 로잔의 칭찬에 끌려 읽게 되었는데 책을 다 읽은 지금 다시 보니 좀 과하다 싶군요. 당신 책이 훨씬 재미있다구요!
p.s. 원서표지. 국내판 표지도 멋지삼~


p.s. The Agony Column Book Reviews and Commentary 에 작가 인터뷰가 MP3파일로 올라와 있네요, 무슨 이야기인지는 모르겠으나 ㅡ.ㅡ 링크는 걸어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