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5/15 22:12
... 회사에 다니면서 혼자 공부하는 방법을 알려달라는 이메일을 가끔 받는다. 이런 문의하는 사람들은 대개 직장생활을 제법 한 사람인 경우가 많다. 회사 들어간 지 얼마 안 된 사람들은 회사일이 재밌는 경우가 더러 있으니까, 또 회사에서 자기의 꿈을 실현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니까 철학공부나 그 외의 공부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수가 많다. 이삼 년 회사 다니면서 좌절도 할 테고 그러다가 이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될 것이다. 그런 다음에는 뭔가를 배우러 이런저런 아카데미 강좌를 들으러 다니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열심히 하는 일은 어렵고, 배운 것이 온전히 자기 것이 되는 일도 드물다. 결국 얼마나 자기 혼자 해내느냐가 관건이다. 회사일이 여러 종류일 테고 사람마다 관심 분야가 다를 테니까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공부하는 과정에 관한 것과 시간 관리에 관한 것 뿐이다. 공부하는 과정은 고전을 중심으로 하라는 것이다. 공부해서 학위 받아 대학교수 할 거 아니니까 더디 가더라도 차근차근하는 게 중요하다는 뜻이다. 고전 하나를 잡아서 뜻을 음미하면서 차분하게 읽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렇게 읽으면서 일종의 기초체력을 다진 다음 관심 분야에 따라 참고서들을 읽어나가면 책읽는 힘이 늘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여기까지 가는 게 중요하다. 힘들지만 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시간을 관리하는 방법은 따로 없다. 시간 관리라는 말 자체가 성립하지 않기 때문이다. 인간이 시간을 만든 것이 아니요, 시간은 모든 인간에게 디폴트 값으로 주어진 것이기에 관리할 수 없는 것이다. 자기 관리가 있을 뿐이다. 자기 관리를 하려면 생활을 단순하게 만들어야 한다. 회사 업무에 필요한 최소한의 것만 하고 최소한의 사람만 만나고 나머지를 온전히 자기 자신을 위해 쓸 준비를 해야 한다. 틈나는 대로 책을 집어 들어 읽음으로써 항상 뇌를 활성화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 ...
[강유원의 고전강의 공산당 선언 - 젊은 세대를 위한 마르크스 입문서] 중에서, 강유원, 뿌리와이파리, 2006
정훈이 만화 표지에 끌려서 보게 된 책 ^^;;; ... 유령이 떠돌고 있다... 는 말만 알았을 뿐 처음 [공산당 선언]을 읽어보는 것이었습니다. 예전에 겉멋들어서 ㅠㅠ 헌책방에서 [자본]도 사고 그랬지만 거의 책장에만 고이 모셔져 있을 뿐이라서, 한 번 읽어볼까 하는 마음에 우선 [공산당 선언]에 도전해 봤는데 쉽지 않네요.(아 책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자기 관리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 입니다. Orz) "직장생활 제법 한" 분들이 관심 있으실 것 같아서 옮겨 적어 봅니다. 저처럼 [공산당 선언] 처음 읽어보는 분에게 강추합니다. ^^)/
p.s. 저자 강유원의 사이트 : http://www.armariu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