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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 좋아하는 거랑은 조금 다른 것 같은데

flipside 2023. 5. 14. 11:01

2007/11/23 10:11

 

  "이 사람 좋아했어?"
  지금은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그 여자 애의 질문에 "좋아하는 거랑은 조금 다른 것 같은데"라고 답했다.
  "뭐라고 해야 하나……. 예를 들어 내가 가장 행복한 순간을 보여 주고 싶은 누군가 없어? 특별히 사귀지 않아도, 그저 멀리서 그 순간을 기뻐해 주면 되는 사람 말이야."
  "행복한 순간?"
  "그러니까 그냥 행복한 순간 말이야. 마라톤 대회에서 1등으로 테이프를 끊는 순간 같은 거."
  "마라톤 대회? 상당히 사소한 행복이네."
  "그러니까 예를 든 거야, 예."
  "시게타 군은 왜 이 사람한테 그런 행복한 순간을 보여 주고 싶었어? 마라톤 대회에서 테이프를 끊는 순간을?"
  "보여 주고 싶었다기보다 지금도 보여 주고 싶어. 마라톤 대회도, 내 가게를 가지게 될 때도, 돈을 벌어 넓은 맨션으로 이사할 때도, 전부 이 여자한테 보여 주고 싶어."
  "그럼, 그 여자 한테 무슨 얘기를 듣고 싶은데?"
  아르바이트 여자 애가 진지하게 쳐다봤다.
  "그때 그 여자한테 무슨 얘기를 듣고 싶냐고? 정말 수고했어, 나는 언제나 네가 1등이 될 거라고 믿었어, 뭐 그런 얘기 들이겠지."



[첫사랑 온천] "첫사랑 온천" 중에서, 요시다 슈이치, 민경욱 옮김, 미디어2.0, 2007




언제나 감탄 ㅠㅠ 저 사실 요시다 슈이치빠에요 *_*




p.s. 번역본 표지와 원서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