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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 후배에게 하고 싶은 말

flipside 2023. 5. 14. 11:05

2007/12/05 23:49

 

[GRAPHIC] 통권 4호는 "한국 북디자이너 21인 인터뷰"와 그들의 디자인을 수록하고 있는데, 딱히 북디자인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흥미를 가질 만한 구석이 많아 보인다. 개인적으로 몇몇 이름이 떠오르는 디자이너가 빠진 이유가 궁금하지만 - 선정사유라고 짐작되는 구절은 "출판산업의 중심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현업 북디자이너 21명"이라고만 언급뿐 - 책 날개의 이름으로만 존재하는 디자이너들의 목소리를 듣는 기회는 흔하지 않기에 무척 반갑다. 구성은 21명이 동일한 질문 15개에 대해 답변한 내용인데 그 중 전체적으로 답변이 가장 짧고, 일반론적인 이야기가 있는 "후배에게 하고 싶은 말"이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 21개에 밑줄을 그어 봤다.




있는 것을 잘 꾸미는 것도 좋지만 새로운 시도를 하라. 아이덴티티(Identity),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 크리에이티비티(Creativity)에 대해 고민하라. - 민진기


네가 진짜 원하는 게 뭐야? 온통 연애생각밖에 없는 스무살 날 계집애처럼 그렇게 설레어서 점차 다가가는 새로운 그 무언가가 네겐 뭐지? - 김형균


너무 잘 하지들 마시라. 위기감 느낀다. - 오진경


우리 함께 건강한 디자이너가 됩시다. - 박금준


기회가 주어졌을 때 극한까지 일할 수 있는 끈기와 열정은 훗날 또 다른 반가운 기회로 찾아온다. - 김민정


당신, 마음대로. - 박상일


첫째, 일을 즐기자. 만약 즐길 수 없다면, 지금 하는 일이 즐겁다고 끊임없이 자신을 세뇌시키자. 이는 북디자인을 끝까지 할 수 있게 만드는 최고의 자가처방전이다. 둘째, 자신에게 부족한 면이 있다면, 그것을 찾아서 항상 채우려고 노력하자. 무슨 일이든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노력은 자기 삶을 알차게 가꾸는 일이기도 하다. 셋째, 책을 많이 읽자. 디자인 관련서뿐만 아니라 각종 인문서를 많이 읽는 것이 좋다. 많이 알면 생각이 깊어지고, 생각이 깊어지면 디자인이 달라진다. - 이선희


정병규 선생이 하신 말이다. "책을 많이 읽어라." 책을 곁에 두고 안과 밖을 사랑하라는 말이다. 이제야 그 말이 내게 다가온다. - 오필민


꿈꾸는 자의 미래는 다르다. 디자인에 대해 가슴 두근거리는 꿈을 갖길 바란다. - 이나미


드로잉 같은 미술의 기본기가 중요하다. 인문적 소양도 중요하고 물건으로서의 책도 좋아해야 한다. 생각 없이 컴퓨터아트학원 같은 데 등록한 것은 아닌지 신중하게 생각하길. - 이석운


잠 많이 자고, 영화 많이 보고, 음악 많이 듣고, 여행 많이 가고, 책 많이 읽고. - 이승욱


자신에게 맞는 계획을 세워라. 대기업 가는 친구, 유학 가는 친구, 출판사 가는 친구를 따라가지 마라. 내가 원할 때, 내가 원하는 곳으로 가야 한다. 고액 연봉을 받으면서 늘 한숨 쉬는 사람이 과연 행복할까? 조급해하지 않고 멀리 봐라. - 정재완


이것저것 계산하지 말고 좋아하는 일에 혼신을 다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당당했으면 좋겠다. - 안지미


설득의 기술. 상대가 무슨 말을 하는 지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 대화를 해야 하는데 보통 이 부분을 간과한다. 디자인 의뢰서 내용이 전부가 아니다. 더 많은 대화를 통해 더 세심하고 정확하게 의뢰자의 의중을 파악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대화는 쌍방향이다. 자신의 스타일과 디자인 컨셉트와 일치하는 부분을 찾아야 한다. 설득에 대해서는 한 가지 지론이 있다. "양보 없는 설득은 없다. 하지만 양보한다고 꼭 설득되는 것은 아니다." 이 말은 다른 분야 디자인 부문에서는 해당되지 않는 말이겠지만 출판계에선 통한다. 양보라는 것은 내가 선심을 쓴다는 의미보다 상대의 디자인안목까지도 긍정적인 시각으로 본다는 의미다. 내 경우는 디자이너에게서보다 에디터에게 디자인을 더 많이 배운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 강찬규


현실과 나의 고집이 맞설 때, 흔들리지 않는 작은 기준을 하나쯤 갖고 있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진흙에 젖지 않는 연꽃같이, 무소의 뿔처럼. - 김은희


많이 넘어지고 많이 일어나라. 시간과 기회는 많으니까. 꿈꾸고 있는 것은 잠시도 잊지 마라. 영원히 잠에서 못깨어날 수도 있다. - 안광욱


포기하지 말고 10년을 버텨라. 최고는 아니어도 못한다는 말은 듣지 않을 것이다. 건강에 유의하라. 특히 디스크. - 여상우


좋은 디자이닝의 비결은 진득한 엉덩이. 컨셉트 설정은 10년 후에 하도록. 그동안은 열심히 연구, 공부, 맨땅에 엉덩이 박고 무조건 많이 해 보라. - 조혁준


용기 있는 자가 미인을 얻듯, 용기를 갖고 우선 시작하라. '된다'라는 자기 암시를 하라. 자기자신을 믿고 죽어라 노력하며 인내한다면 인생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가지 않을까. - 정계수


디자이너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상상력이다. 상상의 가지가 상상초월해야 한다. 스스로에게 자극을 주기 위해 뭔가를 하고, 계속 스스로를 채찍질해야 한다. - 노상용


1. 훈민정음, 특히 훈민정음 해례를 자세히 공부하기. 2. 허버트 바이에(Herbert Bayer)의 말, 디자인의 바탕은 3H이다. Hand, Head, Heart. 3. 인간의 현실적 삶은 안개 속을 걸어가는 것이란 밀란 쿤데라(Milan Kundera)의 말, 지나온 시간들은 이 안개가 말끔히 걷혀진 채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와 미래는 또 이 안개 속에 있게 마련이다. - 정병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