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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 DEATHY

flipside 2023. 5. 14. 11:17

2008/01/09 23:34

 

"죽음과 잠은 형제라는 말을 처음 한 것은 호메로스라고 하는데, 확실히 이 두 가지는 가까운 관계가 있어. 그러나 '죽음'과 '잠', '죽다'와 자다', '죽었다'와 잔다'라는 대응은 있어도, '졸리다'에 상당하는 형용사는 죽음 쪽에는 없어. 영어로 말하자면 명사 'DEATH'와 'SLEEP', 동사 'DIE'와 'SLEEP', 형용사 'DEAD'와 'ASLEE'은 대응해도 'SLEEPY'에 상당하는 형용사는 존재하지 않아. 다시 말해, 아무리 졸리고 잠이 오더라도 꼭 잠이 들 거라고 할 수 없는 것처럼, 아무리 죽을 것 같고 죽고 싶어도 꼭 죽을 수 있을 거라고 할 수는 없어. 잠들 때는 졸려지는 것처럼, 죽을 때는 '죽려'져야만 한다 이거야. 영어라면 'DEATHY' 정도가 될까?"


[가위남] 중에서, 슈노 마사유키, 김수현 옮김, 노블마인, 2007




딱히 전체 소설의 흐름과는 무관한 대목이지만 DEATHY라는 표현이 흥미로워서 밑줄을 그어봤습니다. 소설은 무척 재미있었는데, 혹시 읽으실 계획이 있다면 저처럼 아무 사전 정보 없이 읽으시길 권합니다. 읽다가 어라? 오호! 하는 대목이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캐릭터 묘사(특히 형사들)가 맘에 들더라구요. :-)




p.s. 검색을 해봤더니 해리 포터 관련 결과가 많이 나와서 deathy가 원래 있는 단어였나 하고 깜짝 놀랐는데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도들]의 원제인 "Harry Potter and the Deathly Hallows"를 "Harry Potter and the Deathy Hallows"로 오타를 낸 것이더군요~


p.s. 번역본 표지랑 원서표지. 전 3번째 표지가 좋네요~

p.s. 108쪽에 보면 "... 피해자는 오후 8시가 넘어 사립 하자쿠라 고등학교에서 나왔다. 이 사실은 친구가 교사의 증언으로 입증되었다. 오후 7시 40분경에는 도쿄 도요코선 가쿠게이 대학 역 근처 서점에서 목격되었다. ... "는 부분이 있는데 "흠... 8시에 하교했는데 어떻게 7시 40분에 서점에서 목격되는 거지?"하고는 한참을 고민했지 뭡니까. 전 오타가 아니라 뭔가 트릭인 줄 알았어요. 버럭